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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러햄 링컨과 한국 대선

2022-02-13 (일) 장재웅 워싱턴 하늘비전교회 목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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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막바지, 봄 기운이 살짝 느껴지는 때인 2월을 영어로 ‘February’이라고 한다. 이 말의 어원은 라틴어 ‘februare' 즉 ‘깨끗게 하다’ ‘맑게 하다’라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2월에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자 영국과의 독립전쟁후 나라를 안정시킨 조지 워싱턴과 남북전쟁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노예해방운동을 일으킨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1809-1865))이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이 있다.

조지 워싱턴은 정직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았고 링컨의 별명은 ‘정직한 에이브러햄'이라고 불릴 정도로 성품이 반듯했다. 켄터키주 가난한 구두공의 아들로 태어난 링컨은 학교를 9개월밖에 다니지못해 젊어서 돈을 벌기 시작했는데 눈 내리는 추운 겨울날 20마일을 마차를 타고 물건 배달을 하여 손님과의 약속을 지킨 일화는 유명하다.
잘 알다시피 미국의 모든 화폐, 100불 지폐에서 1센트 동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돈에 “IN GOD WE TRUST 우리는 하나님을 신뢰한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돈을 볼 때마다 돈을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을 신뢰하라는 의미이다.

이런 사실은 미국인들이 개척 당시부터 얼마나 하나님을 신뢰하며 살아왔는지 그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의 시스템은 사회 전반에 걸쳐 모든 의사결정이 종교적인 신념과 도덕적 명분의 바탕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번은 링컨이 의회에서 야당의원으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고 있었다. 야당의원이 “당신은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요”라고 비난하자 링컨은 화를 내기보다는 약간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다음과 같이 반문했다고 한다.


“만일 나에게 두개의 얼굴이 있다면 왜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 하필이면 이 못생긴 얼굴을 갖고 나왔겠습니까?”
이 한마디 말에 폭소가 터져나왔고 경직된 분위기가 순식간에 화해 분위기로 돌아섰다고 한다.
진실은 모함에 맞서는 최고의 해명으로 여긴 에이브러햄 링컨은 “만약 누군가를 당신의 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먼저 당신이 그의 진정한 친구임을 확신시켜라." “우리는 적이 아니라 친구다. 우리는 서로 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감정이 상했다고 서로 애정의 유대관계를 끊어서도 안 된다. 분명 선량한 본성이 다시 기억의 신비로운 현을 튕길 것이다"라고 말하곤 했다.

링컨의 장례식에서 그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남부출신 제퍼슨 데이비스는 “그의 죽음은 남북전쟁의 패배 다음으로 가장 암울한 일”이라고 말했다. 1922년에 완공한 워싱턴 DC의 링컨 기념관 건물 입구 중앙에 자리잡은 링컨의 좌상에는 이런 문구가 새겨져있다.
“이 기념관은 미 연방을 구해낸 에이브러햄 링컨을 사람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가혹한 정의보다는 자비가 더 큰 결실을 맺는다고 믿은 에이브러햄 링컨은 게티스버그 전투후 2분간의 짧은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투에서 희생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숭고하게 결의하며 이 국민이 하나님의 가호 아래 새로운 자유를 탄생시키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가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합시다.”
바라고 소원하기는 내달 9일 고국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깨끗하고 정직한 도덕성과 상대의 비난을 비전으로 바꾸며 혼란한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넓은 품과 폭의 지도력을 가진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장재웅 워싱턴 하늘비전교회 목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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