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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와 마침표

2022-02-09 (수) 박보명 / 매나세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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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살면서 궁금한 것이 하나 둘이 아닌 것이 인생살이가 아닌가.
‘그 사람이 나에게 왜 그랬을까? 내가 잘못한 것이 무엇일까? 내가 어떤 결정을 해야할까?’ 등 수없이 많고도 다양하다. 그런데 어떤 것은 답이 있고, 더러는 자연히 해결되지만 시간이 지나가도 해결되지 않은 것이 때로는 늦깎이로 찾아와 ‘아 그랬었구나!’ 하는 해답이 있는 경우가 있다.
흔히 감탄을 자주하는 사람들을 예술가형이라고 하는 모양인데 그러면 어린이들은 어떤가 ‘아직 철이 없어서’ 일까 아니면 세상을 몰라서인지 모르지만 생각이 단순하고, 순수함이 아닐까.

흔히 철학을 하는 사람은 좀 보통사람과 다른 차원의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따지고 보면 누구나 의문을 갖고 살면서 자기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은 혼자 왔다가 홀로 가는 줄 알면서도 그것을 억지로 잊으려고 할 필요도 없고 부정해서도 안되는 것이 사실 아닌가.
오래전부터 이것을 생각하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물음을 하다가 ‘결국 같이 살기는 해도 행동하고 느끼는 것은 어차피 각자가 아닌가’ 하는 해답을 얻었다. 근간에 스님이 입적을 하면 다비식을 한다는 영상을 보았다.

사찰에서 스님이 해탈을 하려면 혼자서 끊임없는 좌선과 염불로 일생을 수도하며 득도하여 중생을 가르치고, 명이 다해서 이생을 하직하면 많은 제자와 불제자들의 합장을 받으며 화장돼 뼈들은 재로 변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결국 인생길 여정이 이같은 선상에 있는 의문이자 해답이 아닐까. 우리는 간혹 당연한 것을 가지고 시시비비를 따지는 경우를 본다.
즉 당연은 결국 자연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알면서도 외면하고 지나치는 것이리라. 스스로 ‘자’, 있을 ‘연’ 이 자연인데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알면서도 모르고 또는 모른척 하고 우기고 살아가는 데서 혼돈과 다툼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상에 모든 잘못이나 범죄는 한결같이 ‘제가 잘 알면서. 또는 잘 알고 계시잖아요!’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세상에는 비밀은 없는데 자기도 남도 속이는 세상에 살면서 어지럽기가 그지 없다, 중국 고사에 ‘양지사지’ 란 말이 있는데 한 선비가 사또를 찾아가 벼슬을 하나 달라고 했단다. 물론 뇌물을 주고 거래를 하자는 속셈이었다.
즉 비밀로 하자고 했는데 현명한 사또가 ‘ 내가 알고 네가 알고 하늘과 땅이 안다’ 고 세상에는 비밀이 없는 법이라고 하며 거절했다는 고사가 있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는데도 눈만 가리고 아웅하는 심보들 때문에 시끄럽고 어지럽고 야단이 아닌가.

기계가 사람들을 편리하게 해 주었지만 역으로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했던 기록까지 가지고 있는지는 까맣게 잊고 우기는 심보들 때문에 세상은 시끄러운가 보다. 내가 내게 묻고 내가 대답하는 자성의 시간이 필요한 인생이면 좋겠다.
모두가 좀 깊이 생각하고, 반성하고, 감사하고, 배려하고, 긍정적인 마음과 더불어 함께 살았으면 하는 기대와 희망을 가져 본다. 오래 전에 국민학교 교과서에 ‘어깨동무'라는 것이 기억난다.

소년소녀가 가방을 메고 손잡고 학교로 집으로 가는 모습이나 중고등학생들이 등교하는 장면과 젊은 남녀들이 미래의 야망을 품고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직장을 얻어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기르고 중년 장년 노년으로 가는 것이 정설이 무너지는 세상에 와 있는 지경이다.
모두 그 나름의 대답이 있겠지만 누가 말했듯이 정답이 없는 새로운 시대에 이따금 자신에게 물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박보명 / 매나세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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