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복지 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안타까운 사례가 참 많이 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하나는 베네핏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됨에도 불구하고 ‘그냥 안되겠지’ 혹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몰라서 자포자기하는 케이스들이다.
수년 전 지인의 손에 의지한 채 근심 가득한 얼굴로 사무실에 방문하셨던 한 어르신이 생각난다. 그간 넉넉하지 않은 연금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 오셨고 가족과도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아서 여러 가지 근심하며 노후를 살고 계신 분이었다.
각박한 세상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며 어려운 점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 사회복지 혜택에 대해서 생각을 안 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런 복잡한 것을 어떻게 누구에게 이야기를 꺼내서 해야 하는지, 무엇이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베네핏이라는 것은 본인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받는 것이고 또한 본인이 혜택을 받을 경우 다른 한 사람이 그 기회를 잃는다’고 생각해서 그간 사회복지 혜택과는 높은 담을 쌓고 살아오셨다고 한다.
하지만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병원비와 여러 가지 늘어나는 생활비 지출로 인해 걱정이 배가 되었고 그러던 중 지인으로부터 “워싱턴 한인복지센터에 한번 문의해 보세요.” 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고 한다. 근심과 수심이 가득한 목소리의 어르신은 전화 상담 후 “내가 정말 그런 베네핏에 자격이 된다는 이야기에요?”라는 놀람 섞인 첫마디를 건네셨다.
“네 어르신. 필요한 서류를 가지고 방문해 주시면 도움을 드리도록 할 테니 한번 방문해 주세요.”
다행히 모든 필요한 서류를 지참해 오셨고 현재 어르신의 삶에 있어서 꼭 필요한 건강 보조 프로그램(메디케이드, 약보험료 면제 및 약값 절감 프로그램), 재산세 및 자동차세 택스 감면, 식료품 보조 프로그램 등의 자격이 되시는 것을 확인하고 해당 베네핏들을 신청해 드리게 되었다. 추가적인 서류 요청과 인터뷰를 거치며 총 3개월의 시간 동안 쉽지 않으셨지만 묵묵히 기다려 주시고 잘 노력하신 끝에 신청한 모든 베네핏을 마침내 받으시게 되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내가 정말 자격이 되나요?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주변에 물어보기도 그렇고 그래서 그냥 그렇게 살고 있었어요. 영어도 못하고 복잡한 일을 할 엄두도 못내고 있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듣는다.
이럴 때마다 어떻게 하면 커뮤니티에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소외된 그늘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분들께 다가 갈 수 있을까’하는 깊은 고민과 생각이 잠기게 된다.
또한 ‘사회복지사가 주는 도움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고민도 해 보게 된다. 사회복지사는 도움이 필요할 때 먼저 그분들을 찾아가 이해하고 존중하며 그분들의 삶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요소를 찾아 결론적으로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다.
또한 이 어르신과 같이 도움이 필요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여러가지 어려움으로 힘든 세상에서 외면받아 소외된 분들이, 스스로의 삶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이 힘든 이민사회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함께 손을 잡아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
다음 회에서는 앞서 나누었던 어르신의 케이스에서와 같이 사회복지 서비스의 출발점이 되었던 가장 중요하고 대표적인 정부 베네핏인 ‘Healthcare assistance program: 메디케이드’에 대해서 안내를 시작하려고 한다. 필자의 경험담과 더불어 모든 독자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관련 정보를 하나둘씩 풀어가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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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현 사회복지팀장 워싱턴한인복지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