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이민의 역사는 첫 이민선 갤릭호를 타고 1903년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한 한인 101명과 1명의 통역관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가운데 거의 절반이상이 기독교인들이었다. 그래서 초창기 한인들은 다른 동남아에서 온 이민자들과 달리 1903년 하와이에 첫 걸음을 내딛자마자 주일에는 일하지 않는 원칙 속에서 교회와 학교를 세웠다. 그 결과 한인이민 초창기에는 39여개의 한인교회가 생겨나게 되었다.
당시 교회는 신앙공동체로서의 역할도 했지만 외로운 이민생활에서 고국소식과 현지 적응정보를 주고받고 일자리도 소개받는 소통과 만남의 장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과 함께 한인 이민인구가 줄어들고 사탕수수 농장과의 계약 기간이 끝남에 따라 많은 이민자들이 하와이를 떠나 캘리포니아주와 멕시코, 타지로 이주하기 시작하면서 초창기 한인교회들은 문을 닫거나 다문화 영어권교회로 변하게 되었다. 그래서 1965년에 시작한 제2차 이민 물결이 일어나기전까지 60년이 지나도록 하와이를 포함한 전미주에는 21개 한인교회들만이 존재했다.
이민연구센터(Center for Immigration Studies)와 퓨 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새 이민법이 1968년부터 완전히 시행됨에 따라 1970년 초부터 한국에서 많은 이민자들이 왔는데 바로 그 시기 한인교회가 본격적으로 생겨나게 된 것이다.
당시 교회만이 유일하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이었기에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이 교회를 찾아오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민후 처음으로 교회에 다니는 인구가 40%나 되고 미주의 한인 개신교인의 비율이 70%에 가까운 사실은 놀라운 현상이 아닐 수가 없다.
1970년대는 교회를 개척하며 이식하는(implantation)시기, 1980년대는 교회가 계속 성장하며 정착한(settlement)시기, 1990년대는 교회가 안정된(stabilization)시기, 2000년대 이후는 이민인구가 감소되고 교회가 고령화되면서 성장과 쇠퇴(growth and decline)를 반복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이민 전문가들이 예상하기를 향후 50년 이내에 미국내의 단기 체류자를 제외한 미국내 한인 인구 중 3분의 2 이상이 영어권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고있다. 아울러 한인 이민교회의 고령화 현상과 젊은이들이 교회를 외면하고 떠나 젊은층의 감소가 심해지고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어권 2세들이 이미 한인교회를 떠난 지 오래된 사실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미주의 한인 이민교회는 대부분 65세 이상 되는 연령층이 평균 40% 이상을 넘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이 수치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1세대의 품을 떠난 2세, 3세들이 한인교회와 커뮤니티를 떠나 타인종과 결혼하고 타인종 교회와 커뮤니티로 이동하는 비율이 높아질 것이다.
지금까지 미주 한인교회는 이민사회와 밀접한 연관을 맺어 신앙 공동체를 넘어 사회 공동체적 기능을 수행하는 역할을 감당해왔다. 그동안 이민사회와 함께 울고 웃으며 이민사의 구심적인 역할을 해온 한인교회가 향후 어떤 구체적인 비전을 가지고 나가야할 것인가? 깊이 고민하며 행동해야 할 때이다. 미래는 개척하며 만들어 가는 것이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라기는 한인이민 119주년을 맞이하는 새해, 고령화되어 가는 한인 1세대들을 위한 돌봄사역과 유능한 한인 2세, 3세를 발굴, 육성하여 신학적 소양과 영성훈련, 이중문화가정, 다문화권 사역, 다음세대를 준비하며 미래에 희망의 씨앗이 되는 한인 이민교회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
장재웅 워싱턴 하늘비전교회 목사,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