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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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역병을 극복하려면

2022-01-18 (화) 대니얼 김 / 그린벨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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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페스트)은 14세기 유럽에서 7,500만명 내지 2억명의 인명을 앗아간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이다.
흑사병의 발생은 몽골제국으로 부터였다. 몽골제국이 비단길을 통해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점령하였으며, 1347년 크림반도의 작은 섬인 카로에서 페오도시아를 포위해서 3년 동안 성을 공격하였으나 실패하여 자니베크 칸은 철군을 결정하고 흑사병에 걸려 죽은 모든 시체들을 투석기에 담아 성벽 안으로 던져 넣어 생물학 무기로 사용한 후 몽고로 돌아갔다.

이 결과 도시내에 흑사병이 창궐하게 되었다 한다. 당시 카로에 상주하던 이탈리아 제노바의 교역소 사람들이 시칠리아에 귀국해서 시칠리아 전역에 흑사병을 전염시켰다.
이 후 흑사병은 전 유럽으로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더욱이 1315년에서 1317년 사이에 대기근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흑사병에 의한 피해는 더욱 악화되었다. 흑사병에는 폐혈성 흑사병, 폐 흑사병, 림프절 흑사병의 세 종류가 있었고, 이 중에 폐 흑사병은 공기로 폐를 감염시켜 폐부종을 일으켜 사망률이 95%에 이르고, 발병 후 8일 이내에 사망했다.

참혹하게 사람들이 죽어가는 와중에 이탈리아의 도적들이 흑사병으로 죽은 수많은 부잣집을 털어 돈과 진귀한 보석들을 탈취했는데, 경찰이 이들을 체포했을 때, 그들은 한 사람도 감염되지 않아 그 이유를 캐물었다. 도적들은 가죽 가면에 식초를 뿌려서 감염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폐 흑사병이 둔화될 즈음 변종이 영국과 독일에서 발생하여 수 많은 사상자를 초래케 했다. 흑사병의 원인을 박쥐에 의한 전염으로 추측했을 뿐 의학자들이 정확한 치료법을 발견치 못한 채 4년 동안 창궐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흑사병이 유럽에서 사라진 후 400년이 지난 지금,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 역병의 감염공포에 사로잡혀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보지도, 손을 잡아보지도, 따뜻한 대화를 나누지도 못하는 고립된 집콕 생활을 하고 있다. 코로나 19에 걸려 안타깝게 죽어간 노숙자를 생각한다.

지난 해 9월의 어느 금요일. 메릴랜드 랭글리 파크 샤핑센터 주위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해서 하루를 살아가는 노숙자들에게 일용할 식품과 옷들을 선물하고 있었다. 그때 젊은 여자 한 사람과 세명의 남자가 혼절한 라티노 청년을 각각 팔과 다리 한 쪽을 붙잡고 샤핑센터 뒤의 낡은 아파트를 향해 가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달려가 혼절한 청년의 얼굴을 보았다. 페드로였다.
그들에게 물었다. “왜 병원으로 가지 않고 집으로 가느냐?” “병원에서 우리 라티노를 치료해주지 않아요.”
지난 해 2월 추운 겨울 봉사활동 중에 선물을 페드로에게 주었을 때 갑자기 나를 끌어안고 흐느꼈다. 연유를 물었더니, 야전점퍼 속의 등을 보여주었다. 등에 혹이 붉은 색을 띄고 솟아올라 있었다. 자기를 살려달라고 나의 손을 잡고 비통하게 울었다.
나는 할 말을 잊고 물끄러미 페드로를 바라보며, “페드로야, 내가 너를 위해 오직 할 수 있는 것은 너와 함께 하나님께 너의 병을 고쳐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다” 라고 말하며 함께 모인 약 20여명의 노숙자들과 함께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페드로는 친구의 셋방에서 이틀을 역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제 2, 3 4,…코로나 바이러스는 스스로 변하며 진화하고 있다. 수 없이 많은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할 때마다 사람들은 백신을 맞아야 한다. 쳇바퀴처럼 악순환은 계속되고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류와 공존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인간은 자연이란 무대에서 언제나 주연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미미한 조연에 불과한 존재라는 사실을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하고, 인간은 창조주의 섭리에 순응해야 한다.
코로나 역병은 흑사병처럼 어쩌면 교만한 인간에 대한 창조주의 징벌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겸허, 절제하고 모든 인간들이 서로 협력하고 사랑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이것이 코로나 역병을 극복하는 최선의 길이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일은 코로나의 종식을 위한 또 다른 희망적인 내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나는 새로운 희망적인 내일을 기다릴 수 있음에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대니얼 김 / 그린벨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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