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레이크를 지나며
2022-01-13 (목)
노세웅/ 페어팩스, VA
123 도로 옆의
버크레이크 호수를 지날 때마다
최연홍 시인 생각이 난다.
버크레이크 숲길엔
어린 아이와 함께 물고기를 헤면서 시를 쓰던
실개천이 흐르고
버크레이크에는
시인과 처음 골프를 시작하여
마지막까지 놀던 동네 골프장이 있고
췌장암으로 치료를 받으며
머리털이 빠지고 근육이 약해져도
집에서 호수까지 산책하던 숲길이 있다.
병원으로 수술하러 가기 전
이천우 시인처럼 골프로 암을 이겨내 보고 싶다고
그러나, 마지막이 아니길 바랐는데
프로샵의 백인 영감님은 측은한 눈빛으로
18홀이나 9홀 원하는데로 하라고 허락해 주었으나
9홀만 하고 말았던 곳
마지막이 아니길 바랐는데
그렇게 마지막이 되어
머나 먼 하늘나라로 올라가셨네
슬픔도 아픔도 암도 없는 하늘 나라에서
편히 쉬세요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아듀…
<
노세웅/ 페어팩스,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