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1월 9일) 늦은 오후에 이메일을 받았다. 오는 13일 (목) 오전 11시에 제섭(Jessup)에 위치한 일식당에서 하워드카운티 캘빈 볼 이그제큐티브가 2022년 ‘미주 한인의 날’ (Korean American Day) 을 경축하는 기념식을 연다는 초대장이었다.
내용을 살펴보니, 지난 주의 날씨와 오미크론의 확산 추세를 감안할 때, 하워드 카운티에서 가장 안전하게 ‘미주 한인의 날’을 기념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또 미주 한인들의 엄청난 업적과 공헌에 감사하며, 한국인이 경영하는 일식당에서 카운티의 레스토랑 주간 (Restaurant Week)을 시작하는 것이 완벽하게 ‘미주 한인의 날’ 과 연결시킬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이 일식당을 운영하는 안주인이 한국인인 것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카운티 군수의 사무실에서 어째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생각을 하면서 여러가지 의문점이 들기 시작했다.
우선, 지난 10월 초에 우리는 코리아타운 조형물의 완공식을 호건 주지사 부부, 주미 한국대사 부부, 그리고 많은 하워드 카운티의 정치인들과 커뮤니티 리더 및 주민들을 모시고 거행했다. 따라서, ‘미주 한인의 날’을 경축하자면, 코리아 타운내의 한국 레스토랑에서 기념식을 갖고 레스토랑 주간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두번째로, 메릴랜드 주 청사에서 예정되었던 ‘미주 한인의 날’ 기념식은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취소가 되었고 다른 단체들도 예정했던 ‘미주 한인의 날’ 기념식을 비대면으로 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교회들도 여러가지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당분간 대체한다는 소식도 있는데, 카운티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군수가 ‘미주 한인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레스토랑에서 텐트를 치는 방안을 모색한다고 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코로나 방역과 관련하여 CDC 지침을 따른다고 강조 했지만.
캘빈 볼의 행정 책임자로 근무하는 직원에게 나는 항의 이메일을 보냈다. 매해 1월 13일이 어떻게 ‘미주 한인의 날’ 로 지정되었는지 그 배경을 아는가 하고 물었다.
그리고, 2000년 부터 나는 ‘미주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 워싱턴 지부 회장이셨던 박윤수 박사와 함께 3년 이상 봉사를 했고, 미 연방 상원의원 100명에게 일일이 미주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는 결의안 통과를 지지해달라고 편지를 보냈는데, 2003년 미주 이민 100주년 이후, 매해 1월 13일을 ‘미주 한인의 날’로 메릴랜드를 포함한 많은 주정부에서 경축을 하는 것이라고 일러주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1903년 1월 13일에 한국인들이 하와이에 첫 이민을 온 배경 중 하나가 당시의 격동의 한국 정치상황을 피해서였기도 했는데, 아는가 라고 물었다. 과연, 그가 그 배경을 알고도 ‘미주 한인의 날’ 기념식 장소를 스시 전문 레스토랑으로 정하고 한인 커뮤니티 리더들을 초대한 것일까?
김치와 불고기가 한국음식을 대표하듯, 스시는 일본 음식을 상징한다. 개인적으로 스시나 사시미를 즐기는지라, 스시를 전문으로 하는 일식 레스토랑 주인들은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다만, ‘미주 한인의 날’ 을 기념한다는데, 그것도 하워드 카운티의 레스토랑 주간의 시작을 코리아타운이 아닌 곳에서, 한식당이 아닌 스시 레스토랑에서 한다는 것이 과연 ‘미주 한인의 날’ 을 경축하는데 타당한가? 의문이 들어서이다.
나의 이메일은, 오는 11월에 있을 군수 선거를 앞두고 캘빈 볼 군수가 노골적으로 정치적인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지적하고 더 이상 해줄 말이 없다고 끝을 맺었다.
이 스시 레스토랑의 바깥주인이 중국사람이라는 것을 알고서, 마치 ‘미주 한인의 날’을 핑계삼아 중국계와 한국계를 한자리에 집결시켜 아시안계에게 피력하려는 것이 주 목적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한인 커뮤니티에서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좀더 신중하게 조언을 해주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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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남 / 몽고메리칼리지 재단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