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2017년을 전후해서 크리스마스 행사와 장식을 못하게 하였다. 학교에서는 성탄절과 관련해서 어떠한 행사도 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하였고, 서양의 축제임을 내세워 배격하도록 하는가 하면, 동시에 중국 전통과 관련하여 공자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도록 하기도 하였다.
중국 정부가 왜 이렇게 강경한 조처를 한 걸까?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공산주의에서는 종교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산주의 이론을 만든 칼 마르크스는 ‘종교는 아편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1978년 이후 덩샤오핑에 의한 개혁, 개방의 영향으로 중국이 서방세계에 문을 열면서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 등의 서양 문화가 중국인들의 삶 속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중국은 헌법상으로는 종교자유의 국가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 종교행사를 하려면 당국의 승인을 받고, 승인받은 장소에서만 할 수 있다. 필자의 얕은 소견으로는, 아마도 공산당 정부가 제일 무섭고 두려워하는 상대가 종교로 생각해서 그런 조처를 하지 않았나 싶다. 예수님 탄생일은 세상 모든 나라에서 공휴일로 지정하였지만, 중국과 북한은 공휴일이 아니다.
서양 최대의 축일인 크리스마스에 예수님은 어디에 계실까? 크리스마스(Chirstmas)라는 단어는 Christ+ Mass, 즉, 그리스도의 미사라는 말이다. 그래서 반드시 크리스마스에는 예수가 있으셔야 한다. 예수가 있으셔야 크리스마스가 된다.
트리나 장식은 예수님의 탄생에 우선시 되어서는 안 된다. 초기 그리스도교 시대에는 성탄의 축제일이 없었다. 초대교회에서는 오직 예수님 부활 축일만 있었다. 사실 성탄 축일보다는 부활 축일이 먼저이고 먼저가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교가 로마 제국의 국교회로 인정받은 후에야 비로소 예수 성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그 후에 로마 제국의 최대 축제인 태양신의 날에 예수님의 성탄이 들어가서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그러기에 성탄 축일은 부활 축일보다는 훨씬 뒤에 생겨난 축제이다. 그리스도교는 부활 축일만 있었고 가장 큰 축제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성탄 축일이 제일 큰 축일로 인식이 되어버렸다. 12월25일이 크리스마스 즉, 예수님의 탄생일이라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알지만, 부활 축일은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은 모른다. 물론 매년 그 날짜가 바뀌는 탓도 있겠지만 부활 축일은 약화 되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중요한 것은 갈수록 성탄의 축일에 예수님은 아니 계신다는 느낌을 받는다. 미사를 봉헌하는 성당이나, 예배를 보는 개신교회나 예수님이 계시는 성탄을 알까. 대부분의 사람은 그저 연말, 연시에 성탄이 겹쳐서 그저 기분을 내는, 다시 말해서, 예수 없는 크리스마스를 지낼 뿐이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다양한 방법으로 예수님 계시는 성탄이 모든 세상에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코비드와 전쟁, 자연재해로 모두가 힘들어하면 사는 세상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세상의 모든 하느님의 창조물이 예수님의 탄생으로 위로를 받고 힘을 내고 용기를 내서 다가오는 2022년을 맞이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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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철/ 볼티모어 한국순교자천주교회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