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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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의 기쁨과 성난 기분

2021-12-26 (일)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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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찾아오는 성탄절,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의 축제와 명절을 떠나서 모든 사람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가져다 준다. 신앙의 깊이로 들어가기에 앞서서 한 해의 마지막과 새해를 기다리는 시점과 더불어 서로에게 선물을 주고, 또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며 어린아이들의 마음에 꿈을 심어주는 산타클로스가 있어 이 모든 것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동화의 나라에 들어가도록 유혹하는 것은 사실이다.

성탄절이 기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죄를 용서해 주시기 위해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사람으로 이 땅에 초라한 말구유에 탄생하셨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마땅히 죄로 인해서 죽을 인류를 위해 십자가에서 대신 죽으심으로 누구든지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게 생명의 길을 열어놓으신 것이다. 성탄의 기쁨은 생명의 기쁨이고, 구원의 기쁨인 것이다.

성탄의 기쁨을 아는 사람들은 생활이 달라지고, 인격이 달라지고, 보는 눈과 듣는 귀가 달라지게 된다. 그 달라짐은 마음의 풍요와 삶의 질이다. 무엇이든지 감사하고, 미운 사람도 사랑하고, 어려운 환경도 잘 이겨나가고, 높은 자리에 있다 하더라도 낮은 자세로 있고, 또 보잘 것 없는 자기의 모습이라 하더라도 비굴하지 않게 된다. 성경은 말씀한다. “흑암에 행하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사망의 그늘진 땅에 거주하던 자에게 빛이 비치도다(이사야9:2)”


삶은 힘들고 어렵고 때로는 어둡고 캄캄할 때가 있다. 특히나 팬데믹의 시간이 길면 길수록 한숨을 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마음의 여유와 평온을 찾기보다는 두렵고 초조하고 긴장감이 더 심해질 때가 있다. 긍정적으로 사건과 사물을 보기보다는 부정적으로 보게 될 때가 더 많아지게 된다. 작은 문제도 큰 위기로 보게 되고, 큰 해결도 작은 결과로 판단하게 된다.

사자가 배 부를 때는 옆에 사슴이나 하이에나가 지나가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그러나 배고픈 사자는 저 멀리 보일 듯 말듯 하는 사슴의 뿔만 보더라도 줄기차게 달려가 사슴의 목을 물고 목에서 피가 나게 물어 죽이게 된다.

예수님을 잡으려고 로마군병들이 몰려 올 때에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가 칼을 가지고 그들과 함께 오는 사람의 귀를 베어버렸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행동을 칭찬하지 않고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하리라”고 말씀하셨다.

복수는 복수를, 살인은 살인을, 미움은 미움을, 원수는 원수를 낳게 된다. 역사의 악순환의 시작은 카인이 아벨을 죽인 사건 때문이다. 카인이 자기 자신에 대하여 그리고 동생 아벨에 대한 기쁨이 있었다면 인류 최초의 살인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동생에 대한 성난 분노의 감정을 다스렸다면 이 세상에 살인은 없었을 것이다. 화살을 늘 자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향해 돌려댄다. 내 장롱속의 금송아지를 보여주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주머니 속 작은 먼지를 털어내려고 한다. 그래서 이 세상은 분열과 다툼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성탄의 기쁨으로 사는 사람은 삶을 즐기고 기뻐한다. 거절하고 거역하고 밀어내기 보다는 환영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그러기에 이 세상을 화평으로 만드는 평화의 도구가 된다. 그러나 성난 기분으로 살면 불화를 만들고 불행을 만들게 된다. 성탄의 기쁨으로 살 것인가? 성난 기분으로 살 것인가? 그 차이는 글자 한 획의 차이일 뿐이다.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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