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아메리칸 언더독’(American Underdog) ★★★★ (5개 만점)
▶ 수퍼 보울 우승이끈 커트 워너 실화 그린…사랑과 불굴의 신념 등을 절묘하게 배합
커트 워너는 아내 브렌다의 굳건한 신념과 응원을 등에 업고 루키로서 팀을 챔피언으로 올려 놓는다.
미 프로 풋볼 리그(NFL) 팀 LA 램스가 세인트루이스 램스이던 당시인 1999년 루키 쿼터백으로 출전, 팀에게 수퍼 보울 챔피언쉽을 안겨준 커트 워너(50)의 실화로 온갖 역경과 장애와 좌절을 딛고 자신의 꿈을 이룬 인간 정신의 승리의 이야기다. 제목처럼 언더독의 얘기로 다른 많은 언더독의 영화와 달리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지만 솔직하고 다분히 감정적이며 또 따스한 마음으로 만들어져 결국 벅찬 감동에 젖게 된다.
스포츠 드라마에 가정과 신앙 그리고 지극한 사랑 및 불굴의 신념 등의 요소를 절묘하게 배합해 영화가 지닌 극적인 감정에 이끌려 들어가게 되며 아울러 흥분에 젖어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영화가 통상적인 내용을 지닌 것인데도 이렇게 보는 사람의 마음을 이끄는 이유는 배우들의 소박하고 진실한 앙상블 연기 탓이 크다.
한편 워너는 NFL 사상 루키로서 팀을 수퍼 보울 챔피언으로 올려놓은 첫 선수로 MVP상을 타는 기록을 남겼으며 이밖에도 두 차례 MVP상을 탔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올랐다.
커트 워너(재카리 리바이)는 노던 아이오와대 풋볼 팀의 유망한 쿼터백으로 NFL 드래프트에서 선발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뽑히질 않는다. 워너는 이 첫 번째 좌절 이후에도 여러 차례의 실패와 좌절을 겪는데 그가 이를 극복한 것은 아내 브렌다(‘피아노’의 소녀 배우 출신 안나 파퀸)의 사랑과 가족의 후원 그리고 신앙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풋볼 경기 장면도 많이 나오지만 워너와 브렌다와의 사랑 등 이런 극적인 내용이 더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워너가 브렌다를 처음 만난 곳은 바. 두 사람은 다 첫 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런데 해병 출신의 브렌다는 이혼녀로 눈 이 먼 어린 아들 잭(헤이든 잴러가 감동적인 연기를 한다)과 함께 두 아이의 어머니. 그러나 워너는 브렌다를 깊이 사랑하는데 물론 둘 사이에 갈등도 다소 있지만 그들의 사랑은 이런 갈등을 넘기고 결혼하는데 둘의 로맨스 장면이 아주 아름답다.
워너는 비록 드래프트에 실패했지만 풋볼 선수의 꿈을 버리지 않는데 이를 함께 밀어주는 사람이 브렌다. 마켓의 물건 다루는 일을 하는 워너에게 미 실내 풋볼 경기인 아레나 풋볼 리그의 커미셔너 짐 포스터(브루스 맥길의 연기도 꾸밈없이 자연스럽다)가 찾아온다. 워너는 자기가 ‘서커스’라고 생각하는 아레나 풋볼 선수로 뛰면서 연전연승, 1998년 램스 팀의 부름을 받는다. 그리고 이듬 해 첫 실전 경기에서 팀을 수퍼 보울 챔피언으로 등극시킨다.
운동선수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여러 장애와 도전과 실패 그리고 좌절을 이기고 자신의 꿈을 성취하는 ‘너 자신을 믿어라’는 이야기를 리바이가 겸손하면서도 신념이 가득한 살아 있는 연기를 하면서 화면을 메우고 있다. 그에 맞서 파퀸도 인간적이며 무게 있는 단호한 모습과 연기를 하는데 둘의 콤비가 아주 보기 좋다. 그리고 단역이지만 램스 코치 역의 데니스 퀘이드도 영화에 깊이를 갖춰준다. 다소 감상적이나 부끄럽지 않고 진실한 감정으로 채워진 할러데이 가족용 영화로 재미와 매력을 함께 지닌 좋은 영화다. 앤드루 와 존 어윈 형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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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