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처럼 시애틀에서는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2021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세계 청년위원 컨퍼런스’에 참석한 청년들은 ‘잠들기가 아까워’ 하얗게 밤을 지새우며 한반도의 상황을 토론하며 ‘각자가 본 평화의 모습’을 나눴다.
청년 컨퍼런스는 ‘청년, 한반도 평화를 노래하다’는 주제로 12월 3일부터 2박3일 동안 서부 시애틀에서 열렸다. 행사 첫날부터 열띤 분임토의로 시작한 청년 컨퍼런스는 만찬과 평화통일 노래 경연대회로 밤이 늦을수록 열기가 높았고, 이튿날에는 강연과 주제발표, 분임토의, ‘한반도 종전선언지지 결의문’ 채택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전 세계 각 지역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고민을 가진 ‘동지’를 만난 반가움으로 밤을 꼬박 새며 대화를 하면서도 아침 일찍 시작한 행사 일정에 착실하게 참석하는 ‘청년다운 열정’을 보였다.
전 세계 한인 청년들이 ‘한반도 평화’를 응원하기 위해 모인 행사에 참석하니 예전에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통일 독일에는 없었지만 한국에는 있는 통일 자산은 무엇인가? 그것은 전 세계 곳곳에서 한민족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활발히 활동하는 한인 디아스포라다”라는 말처럼 아프리카 가나와 탄자니아, 유럽 북쪽 끝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프랑스,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와 동남아시아, 호주,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한국과 미국 등 27개국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청년 위원들이 생업을 잠시 멈추고(또는 청년스타일의 텔레워크로 계속 일을 하며) 시애틀 청년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태어나서 처음 본, 지구 반 바퀴 거리의 만남이었지만 청년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자마자 형, 누나, 친구, 동생이 되며 순식간에 가족이 되어 버렸다. 분임토의에서는 ‘AI와 메타버스를 응용한 한반도 평화 홍보 앱’과 같은 청년다운 재기발랄과 과감한 도전이 넘쳐났고 평화통일 노래 경연대회에서는 손에 손을 잡고 한반도기를 흔들며 누군가는 울었고 또 누군가는 유쾌한 아이디어와 과감한 퍼포먼스로 목이 쉴 정도로 크게 웃게 만들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는 워싱턴 평통에서도 4명의 청년위원이 참석했으며 워싱턴 평통이 진행 중인 ‘K-Peace’ 홍보도 많은 호응을 받았다. 청년의 평화통일 사업을 토론하는 시간에서도 워싱턴의 ‘K-Peace’에서 영감을 받아 그것을 확산하고 발전하는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등 워싱턴의 ‘K-Peace’는 이번 청년 컨퍼런스의 ‘히트 상품’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행사 이튿날 ‘내가 본 평화의 모습’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워싱턴 평통의 ‘K-Peace’를 소개하는 기회도 갖기도 했다.
K-팝과 K-드라마 등이 전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상품이 됐듯이 워싱턴 평통이 실천하는 일상생활 속의 공공외교, 한반도 평화 활동을 BTS의 노래를 듣듯, ‘오징어 게임’ 등의 한국 드라마를 보듯 편하고 쉽고, 재미있지만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싶다는 의지를 설명했다.
청년들은 ‘2021년 세계 청년위원 컨퍼런스 결의문’을 낭독하며 무박 3일의 ‘잠 못 이루었던’ 시애틀의 일정을 마무리했고 눈물범벅의 아쉬움속에 앞으로의 우정을 약속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해외 평통자문위원의 일상생활이 공공외교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 사는 한인으로서 하루하루의 생활이 미국인을 설득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공외교이다.
세계 정치의 수도이자 북한 핵문제의 핵심 논의가 진행되는 곳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다. 미국 각지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공외교의 종착역이 워싱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지역 협의회와 워싱턴협의회의 협력과 조율은 중요하다.
이번 시애틀 평통 청년위원 컨퍼런스에 참가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워싱턴 지역) ‘청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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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고은 / 워싱턴 평통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