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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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제가치국평천하

2021-12-10 (금) 안호용 뉴욕 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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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철이 들 무렵 아버지는 나에게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뜻을 얘기해 주시면서 세상을 논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수양하고, 가정을 이룬 후에는 가족들이 걱정근심을 하지 않게 잘 보살펴야한다고 강조하시곤 했다.

나는 그 이후부터 이 말을 명심하여 지금까지도 내 자신이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고 피해를 주지 않는 올바른 사람이 되기 위하여 열심히 수양하고 있고, 가정을 이룬 후에는 평범한 중산층의 가장으로 화목한 가정을 이루도록 노력하고 있다.

내가 서두에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말하는 것은 미국의 한인 교회들이 해외의 많은 개발도상국가들로 선교사를 파송하여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것을 보거나 한인사회의 많은 단체들을 비롯한 기관들은 물론 개인들이 전세계 여러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하여 쌀 보내기 운동을 한다거나 매월 일정금액을 보내달라는 후원요청 광고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나는 한인 교회들의 선교사 파송이나 후원요청 광고들을 볼 때마다 우리들의 조국인 대한민국에도 이러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왜 이들을 돕자는 운동이나 모금은 하지 않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해외에 살고 있는 나를 포함한 동포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들의 조국인 대한민국이 가정이라고 할 수 있는 데 왜 자신들의 가정은 돌보지 않으면서 남의 가정을 돕겠다고 나서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인터넷이 보급된 후 실시간으로 전 세계의 구석구석을 볼 수 있게 되어 한국의 뉴스도 동시에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요즘에도 한국의 소외된 계층 사람들의 팍팍하고 어려운 생활들이 심심찮게 보도되는 것을 보면서 미국의 동포들이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하여 끼니를 거르기가 일수인 어린이들이 더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과 후 어린이집에 보낼 돈이 없는 맞벌이부부 가정의 어린이들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것이나 벌집이라 불리는 쪽방이나 겨우 자신의 몸을 눕힐 수 있는 고시원 같은 작은 방에서 홀로 사는 노년층 어른들이 주변사람들로부터 고립된 채 살다가 고독사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 것 등이다.

만약 미국의 한인 교회들이나 동포들이 앞으로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의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노력을 꾸준히 경주한다면 나는 많은 사람들이 가난과 외로움의 고통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가져보는 바램은 미국의 보다 많은 한인 교회들이 한국에도 선교사를 파송하여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들이나 독거노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는 것과 더불어 보다 많은 한인사회의 단체들이나 기관들과 개인들이 이러한 우리 조국의 소외계층 국민들을 도울 수 있는 모금이나 후원활동도 활발히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미국동포들이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뜻을 실천하는 일일 것이라 생각한다.

<안호용 뉴욕 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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