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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의 첫 뮤지컬, 뉴욕 배경의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2021-12-10 (금)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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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영화 리메이크

▶ 원작 충실하면서 스필버그 색채 가미, 엘고트의 엉성한 연기력은 옥에 티

스티븐 스필버그의 첫 뮤지컬, 뉴욕 배경의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토니와 마리아가 화재 대피용 계단에서 밀회를 즐기고 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 ★★★★½ (5개 만점)

스티븐 스필버그의 첫 뮤지컬로 1961년에 로버트 와이즈가 감독하고(안무를 한 제롬 로빈스가 공동 감독) 리처드 베이머, 나탈리 우드, 리타 모레노와 조지 차키리스가 공연한 동명 영화의 리메이크로 찬탄을 금치 못할 경이로운 작품이다.

와이즈의 영화는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하고 얼마 전 타계한 스티븐 손드하임이 가사를 쓴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원작으로 오스카 작품과 감독 및 남녀조연상 등 총 11개를 탔다. 내용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화 한 것이다.


스필버그의 영화는 박력 있고 생동감 넘치고 화려하고 아름답고 감정적인데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나름대로 약간 채색하고 가꾸면서 내용과 인물들을 새롭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인물들의 특성을 과거 영화보다 충실하게 보충해 강한 생명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그리고 전반적인 분위기도 원작보다 사실적으로 묘사해 보다 실감이 난다.

영화에서 가장 볼만한 것은 춤이다. 라이벌 갱인 제츠와 샥스가 맞서 대결하면서 추는 춤과 샥스의 두목 베르나르도의 불같은 성격을 지닌 연인 아니타가 동료들과 함께 대낮 뉴욕 거리에서 귀에 익은 노래 ‘아메리카’에 맞춰 추는 집단 댄스는 박수갈채가 절로 나오는 멋진 장면이다. 힘차고 정확하고 율동적이며 화사하고 아름답다. ‘아메리카’ 외에도 ‘마리아’와 ‘투나잇’ 그리고 ‘섬웨워’등 모두가 잘 아는 주옥같은 노래들이 나온다.

원작영화에서는 나탈리 우드가 한 마리아 역을 비롯해 푸에르트 리칸의 역을 라틴계 배우들이 하지 않았는데 스필버그는 이번에 이를 모두 라틴계 배우들에게 맡겨 과거 잘못을 시정하고 있다.

1957년 뉴욕의 웨스트 사이드. 달동네의 아파트들이 철거되고 동네에 새 건물들이 들어설 때.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드는 중에 백인 갱 제츠와 푸에르토 리칸 갱 샥스는 지역 관할권을 놓고 치열하게 대결하고 있다. 영화는 마리아와 토니 간의 정열적이요 비극적인 사랑 외에도 인종차별 등 사회적 문제도 함께 다루고 있다.

제츠의 두목은 리프(마이크 페이스트)로 그의 절친한 친구가 토니(안셀 엘고트). 토니도 한 때 제츠의 일원이었으나 폭행 혐의로 1년간 옥살이를 한 뒤 지금은 나이 먹은 미망인 발렌티나(리타 모레노가 자비한 연기를 한다)가 경영하는 드럭 스토어에서 일하면서 제츠를 멀리하고 있다. 샥스의 두목은 프로 권투선수인 베르나르도(데이빗 알바레스)로 그의 여동생 마리아(레이철 제글러)와 연인 아니타(아리아나 데보스)는 백화점 야간 청소원.

어느 날 동네 체육관에서 열린 댄스 파티에 참석한 토니와 마리아는 첫 눈에 깊은 사랑에 빠져 사람들의 눈을 피해 정열을 불사른다. 둘의 아름다운 사랑의 장면이 마리아의 아파트 화재 대피용 계단에서의 만남. 둘의 사랑이 가열되는 가운데 제츠 대 샥스의 적대 의식도 보다 강렬해지면서 토니와 마리아의 사랑은 결국 비극을 맞게 된다.

스필버그의 유려한 연출 솜씨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특히 데보스와 페이스트의 그 것이 돋보인다) 촬영과 다채로운 색채미 등 모든 것이 완벽한 영화에서 흠이라면 엘고트의 어리석한 연기. 엉거주춤 하는 연기 때문에 그와 제글러 간의 화학작용도 기대만큼 달아오르지를 못하고 있다.

관람 등급 PG-13.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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