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고함소리

2021-12-08 (수) 백 순 / 전 연방 노동부 선임 경제학자, VA
크게 작게
늙어 가면서
온 종일
고함소리 지르며
살고 있다

아침의 적막을 깨뜨리고
한낮의 사귐을 흔들어 놓고
밤의 안식마저도
부숴 버리는 고함소리

지나간 삶
가슴속 깊이
차곡차곡 쌓아 놓았던
불평과 슬품과 환희의 고함소리인가


아니
이제는
새로운
고함소리를 질렀으면
나의 죄를, 인류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고하는
기도의 고함소리를

세상의 부조리를
해결해 달라고
간구하는
도고의 고함소리를

인류의 역사를
어두움에서 빛으로 바꾸어 놓은
한 아기의 탄생을
기뻐하는 고함소리를

<백 순 / 전 연방 노동부 선임 경제학자, VA>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