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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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 디엠

2021-12-07 (화) 한태일 / 목사(가든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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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미국 최대 철강회사 사장 앤드류 카네기(Andrew Carnegie)가 은퇴를 앞두고 후계자를 지명하려 할 때 전 세계가 주목했습니다. 회사 중역들 가운데 유능한 사람이 많았기에 그들 중 하나가 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카네기는 많은 사람의 예상과 달리 찰스 쉬브(Charles Schwab) 라는 사람을 후계자로 지명을 했습니다. 모두 놀랐습니다. 이유는 그는 초등학교 밖에 졸업하지 않은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원래 회사 정원 청소부로 입사했습니다. 그런데 정원뿐만 아니라 공장까지 깨끗이 청소를 했습니다.

그것이 눈에 띄어 청소부에서 정식 공장 직원이 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사무실 직원을 거쳐 계속 승진하여 마침내 카네기의 비서로 발탁되었습니다. 그 후에도 쉬브는 항상 메모지와 펜을 들고 다니며 카네기의 지시를 받아 적고 철저히 실행하였습니다.
어느 날 카네기가 밤늦게 사무실에 있다가 퇴근하려고 나와 보니 쉬브는 그 때까지 비서실에 있었습니다. 카네기가 ‘왜 아직도 퇴근을 하지 않느냐?’ 물으니, ‘저는 사장님의 비서입니다. 사장님께서 일을 하고 있는 동안 저를 언제 부르실지 모르는데 어떻게 자리를 비울 수 있겠습니까?’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뒤 쉬브는 카네기가 가장 신임하는 사람이 되었고, 결국 그의 후계자가 되어 거대한 기업을 경영하는 회장이 되었습니다. 카네기가 유능한 중역들을 제치고 자신을 후계자로 지명하자, 쉬브가 자신은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이니 자기보다 유능한 사람을 뽑으라고 사양했을 때, 카네기는 ‘우리 회사의 회장은 학벌이 필요한 자리가 아니며, 자네가 학벌이 좋은 유능한 사람을 채용하여 일을 시키면 되고, 자네의 성실함과 부지런함이야말로 회장에게 있어서 가장 필요한 자격일세’ 라고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도 우리 하나님은 한결 같이 성실한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만왕의 왕이신 주님에게 죽도록 충성하는 사람을 원하십니다. 사실 믿는 우리 모두는 다 하나님 나라의 일꾼들입니다. 그렇다면 일꾼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성실함입니다. 충성입니다. 바울은 “사람이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 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고전 4:1-2)고 하였습니다.

어떤 이들은 교회의 일은 열심히 하면서 가정이나, 직장에서는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우리 믿는 자들이 세상 일은 적당하게 하고, 하나님 나라의 일은 열심히 한다는 이원론적인 삶을 살면 안됩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일은 무엇이든지 성실하게 감당해야 합니다. 대충 대충하면 안됩니다.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래야 예수님이 증거가 됩니다.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발휘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그 빛을 보고 주님 앞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라틴어에 카르페디엠(carpe diem)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Horatius)의 ‘송가(Odae)’에서 나온 말입니다. Carpe가 붙들라(seize), diem은 그 날(the day) 이라는 뜻이니, 직역을 하면 ‘그 날을 붙들라’ 입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시샘하는 시간은 흘러갈 것입니다. 이날을 붙들라. 가능하면 내일을 적게 믿어라’라는 송가에 나오는 짧은 문장입니다. 어제와 내일을 생각하지 말고 오늘을 즐거워하자는 이야기입니다. 믿음으로 해석을 하면, 오늘 하루를 성실하게 살라는 뜻입니다. 지금 이 시간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열심히 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루 하루가 모여서 일주일이, 한달이, 일년이 되기 때문입니다.

벌써 12월입니다. 올 한해도 다 가네요. 되돌아볼 때 정말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하루 하루를 하나님 앞에서 믿음으로 성실하게 살아왔는가? 오늘 하루를 붙들며 그렇게 살기를 바랍니다. 오늘 이 세상을 떠난 사람이 그렇게도 원했던 하루입니다.

<한태일 / 목사(가든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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