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에 대한 부담감, 과연 안전할까?
가끔씩 한약을 먹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지닌 환자분들을 마주할 때가 있다. 이전에는 한약에 대한 부담의 대부분이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었다면, 요즘은 한약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함을 더 큰 부담으로 느끼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늘어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인가 싶긴 하지만, 그래도 한약에 대해 불 필요한 정도의 오해는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거 같아 이번엔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풀어보려 한다.
한약재는 간에 부담이 된다?
일단 이런 한약에 대한 오해(?)가 만연하게 퍼지게 된 계기를 찾자면 아무래도 미디어를 통해 종종 접하는 중국산 한약에 대한 안 좋은 소문들이 첫째일 것이며, 그 다음으로는 다른 분야 의료 종사자들의 입을 통해 듣는 ‘한약의 위험성에 대한 편견’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대부분의 한약이 간에 큰 부담을 줄까?
우선 가장 객관적이라 할 수 있는 통계에 의하면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에서 간에 이상이 생겨 병원을 찾는 이들의 대부분이 진통제와 같은 양약에 대한 간독성이 원인이며, 나머지도 술이나 폭식 같은 잘못된 식습관이 원인이다. 실제 한약이나 건강식품 같은 생약의 장복이 원인이 돼서 병원에 입원하는 이들은 전체 환자들의 1.2%가 채 되질 않는다고 한다. 물론 이 중에서 한의원에 지어먹은 한약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사람만으로 범위를 좁히면 그 비율은 훨씬 더 줄어든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반찬만큼 무해하다
일단 한약재의 대부분은 이미 우리가 매일 같이 일상의 밥상을 통해 섭취해 온 반찬과 겹쳐진 다는 것을 우선 생각해 보자. 대부분의 한약재명이 중국식의 한문으로 된 이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왠지 한약재란 우리가 일상에서는 접하기 힘든 특별한 약초처럼 느껴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위험한 한약이 있지 있을까?
그렇다고 모든 한약이 절대 간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한약재는 독성이 없어 우리가 음식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개중에는 여러 이유로 음식으로는 사용하지 않고 꼭 한약으로서만 사용되는 약재들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한약물 중 강력한 알칼로이드 성분이 있거나 약성이 맹렬한 것-부자, 천오, 초오, 대극, 감수, 원화, 각종 광물질 등-들은 장복할 경우 간에 독이 될 수 있다. 또 이밖에 육두구 같은 한약재는 그 자체에 독성이 없지만 수년씩 장기복용을 하게 되면 드물게 간에 부담을 주는 임상례가 보고되어 있는데 이는 아마도 특이 체질에 기원한 알레르기 반응일 수도 있다.
독성이 있는 한약재라도 그것을 제대로만 다루면 독이 아닌 약이 된다
이처럼 대부분의 탕약은 기본적으로 인체에 무해한 ‘음식’으로 구성되지만, 개중에는 분명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처방이나 한약재들도 있을 수는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의사라면 이러한 약재들은 이미 숙지하고 있음으로 실제로 한의원에서 간에 무리가 가는 처방을 무리가 갈 만큼 환자에게 복용시키는 경우는 거의 희박하다고 할 수 있겠다.
문의 (703)942-8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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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