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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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과

2021-11-03 (수) 신국희 / 일맥서숙문우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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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빨간 햇살을
밤에는
또 얼마나 많은 별빛을 먹었기에
저렇게 고운 색깔의 둥근 감이
알알이 탐스럽게 열릴까

감나무의 감알을 보면
옛날 할머니 생각이 간절하다.
돋보기 너머로 풋 홍시 하나하나
정성껏 돌려가며 껍질 벗겨
줄줄이 엮어 벽에 걸어 곶감을 만들고

명절날 후식으로
생강, 계피, 잣 띄워 수정과로
달콤하고 향긋함
식구들의 입을 즐겁게 해 주시던 할머니
인자하고 고마운 사랑이


올해는 더 많은 감들이
가을을 붉게 물들인다.

가을을 감으로 수 놓던
우리 할머니 그윽한 심성이 그립다.
진하고 붉은 수정과 잔 안에
할머니의 인자하신 얼굴이
고웁게 떠오른다.

<신국희 / 일맥서숙문우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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