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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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지 집들을 찾아서

2021-10-07 (목) 수잔 오 / 자이언트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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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아이들이 여기 다 있고 교회를 포함해 나의 활동 무대가 여기 있고 해서 난 절대로 여기를 떠날 수 없다는 사람들은 그 다음으로 나이가 들면서 허약해지는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 계단이 없는 집들을 선호한다. 그리고 마당을 관리하기에는 부담이 되니 간단한 콘도 형태의 집들을 선호하게 된다.
그런데 콘도는 여러 가구가 함께 사는 집이므로 층간의 소음 문제가 없길 바라고 파킹장과 집의 거리가 될 수 있으면 가깝기를 원한다. 그리고 너무 외롭지 않게 자녀들이 있는 곳에서 너무 먼 곳으로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근데 이렇게 삼박자가 다 잘 맞는 것을 찾으려니 영 여의치가 않다. 게다가 집을 짓는 빌더들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마진을 남겨야 하니 될 수 있으면 똑같은 땅 사이즈에 최대한 큰 사이즈의 집을 지어 팔아야 마진이 많이 남으니 자꾸 층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타운홈도 이제는 4레벨이 대세가 되었고, 콘도도 4층짜리 콘도로 젊은 사람은 위 unit에 살고, 나이든 사람들은 아래 unit에 살게 하는 모델이 요즘의 추세다. 하지만 층간의 소음은 아직도 숙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자식이 멀리 뉴욕 등 직장 문제로 멀리 간 사람들은 그 중간 거리의 휴양지를 은퇴지로 선호한다. 은퇴하고도 아이들이 계속 자연스럽게 부모 집을 찾아오게 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바닷가 시설에 접해 있는 휴양지에 가까운 곳에 있으면 연중 가족 휴양 차 자주 찾아온다는 것이다.
뉴욕이 아무래도 큰 도시이니 거기서 일하는 자식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얼마 전 델라웨어의 베다니 비치 쪽으로 여행을 하는데 아니 웬 이런 시골에 이렇게 새집들을 많이 짓는 건가? 예쁘장하게 나란히 단층집들로 딱 은퇴해서 단촐하게 살기 좋겠다고 생각하며 지나가다 궁금해서 커뮤니티를 한 바퀴 도니 자동차 번호판들이 대부분 뉴욕, 뉴저지였다.


그곳의 세일즈맨과 얘기해보니 대부분 뉴욕, 뉴저지 등에서 비교적 따뜻하고 바닷가도 많고 골프장도 많고 은퇴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어 있는 이곳으로 많이 내려온다고 했다. 은퇴뿐만 아니라 베케이션 홈으로 장만해 놓고 자신이 쓰지 않을 때는 렌트로 내놓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델라웨어의 르호보스 비치 및 루이스 비치 등에는 은퇴 마을들이 많다. 자녀들도 자기들이 사는 곳과 가깝게 있으니 자주 내려와 쉬었다 가기도 하니 참 좋다고들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새로운 집의 floor plan을 보면 집 입구도 따로 만들어 휴가차 방문한 자녀들이 얼마든지 따로 지내다 갈 수 있게 부엌까지 모든 게 독립적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워싱턴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저 밑으로 버지니아 비치까지 쪽으로 가자니 동네 분위기가 별로라 싫다고 하고, 더 밑으로 캐롤라이나까지 가자니 너무 멀어서 아무래도 자녀들이 방문하기에는 부담이 돼 비교적 가까운 델라웨어가 인기라고 한다.
이제 은퇴하게 되면 절대적인 적은 외로움인데 그것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는 이런 방법도 좋은 것 같다.

재작년에 캘리포니아의 은퇴마을을 다룰 때 플로리다에 계신 분들이 여기도 취재해 달라고 그래서 많이들 이쪽으로 올 수 있게 부탁했던 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한 것 같다. 이젠 라스베이거스에서도 내게 비행기 티켓까지 보내오며 와서 은퇴마을 돌아보고 가라고 하니, 과연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클라이맥스를 이루는 것 같다.
문의 (703) 975-4989

<수잔 오 / 자이언트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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