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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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좌 사회주의 발상인가?

2021-10-06 (수) 이영묵 /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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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동산 재벌 헝다 그룹의 실질상의 파산으로 세계의 주식시장이 폭락 요동치고 있다. 전 세계 규모 112위의 회사로 20만 명의 직원을 둔 대단한 재벌회사이지만 빚이 재산의 4배라고 하던가.
중국 부동산 재벌들의 문제점을 예전부터 언론을 통해서 알고 있다가 2년 반 전에 중국 심양을 들렀을 때에 언제인가 부동산 버블이 크게 터질 것으로 예상했다.
심양에는 혼하(渾河)라는 강이 흐른다. 본래 심양은 그 강북에 있었는데 소위 강남을 크게 개발하여 신도시를 이루고 있었고 아무리 보아도 필요 이상으로 크게 지은 심양 남 기차역로 가는 길 좌우에 높은 고층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아파트는 텅 비어 있었다. 또 단동까지 고속기차로 갔는데 빠르고 도착시간 정확하고 값도 저렴했다.

그런데 몇 명 안 되는 승객 숫자를 보니 아무래도 적자가 아니라 파산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다시 말해서 헝다 그룹뿐만이 아니라 중국이 아파트 같은 건물과 과잉 기반시설 즉 도로 기차 등의 버블이 큰 문제가 될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한국 또한 부동산 투기의 돌풍과 버블이 보통문제가 아닌 것 같아 보인다. 일례로 화천대유라는 회사가 성남시의 특혜가 아니라 서로 작당을 해서 땅장사 집장사를 해서 수천억의 이익인지 편취인지를 했고 여야 법조인 등 모두 나누어 먹기 식으로 돈 잔치를 한 모양이다.

한 야당 국회의원 아들이 몇 년 근무하고 퇴직한다고 하니 퇴직금으로 50억원을 준 것이 밝혀지자 온 국민들이 허탈과 배신감으로 들끓고 있다.
미국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내가 사는 북 버지니아 동네도 집값이 20% 이상 올랐다고 언론에서 떠들어대고 있다. 미국도 젊은이들이 내 집 마련이 힘들어진다는 의미이겠지만 그래도 중국과 한국보다는 형편이 좋은 듯하다. 중국의 이 버블이 전 세계의 경제 질서를 망가트리고 있는데 그러면 처방 방법이 없을까? 두 개의 장면이 떠오르며 부정적으로 보인다.


하나가 어느 카지노를 가도 중국 사람들이 눈에 띠고 그들의 베팅 금액이 대단하다고 느낀다. 그들은 투기, 노름이 몸에 배어 있다. 또 하나가 중국 여행할 때에 느낀 그들의 의식 구조이다. 그들의 삶의 가치와 목표 즉 생의(生意)를 그들은 Business라고 한다. 즉 삶의 의미는 돈 버는 것이고 그 방법 중에 으뜸이 투기인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 문제를 생각하다보니 조봉암과 박헌영이 떠오른다. 6.25 발발 3일 만에 서울을 북한 공산군이 점령했다. 그런데 며칠 동안 공산군이 더 남하하지 않고 머뭇거렸다. 그 이유가 남로당 당수 출신 부수상 박헌영이 서울을 점령하면 농민들이 봉기해서 남한정권이 무너질 것이라 큰 소리 쳐서 머뭇거렸다는 말이다.

그런데 남한 농민은 남한정부에 반발하지 않았다. 왜? 이승만 대통령이 공산주의자인지 알면서도 조봉암을 농림장관으로 썼고 그는 지주에게 지가증권이란 소위 정부의 몇 년 분할방식의 어음으로 땅을 사고 그리고 그 논을 소작인에게 할부로 갚도록 해서 실질적으로 소작농들이 자기가 농사 짓는 땅의 실소유주가 되도록 해 주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농민들은 만족했고 봉기가 아니라 정부를 적극 지원했다.

같은 방법으로 아파트나 집을 자기가 살지도 않으면서 세를 주고 있는 소유주를 정부가 몇 년 거치 몇 년 상환 방식으로 부동산을 사고 그리고 그 집에 세를 사는 사람에게 할부로 팔아 그 집을 언제인가 실 소유주로 만들어 주면 어떨까 생각한다. 이러한 정책이 나오기만 해도 한국의 집값이 안정화 되지 않을까?
하도 중국 한국의 집, 땅 투기 버블로 내가 극좌 사회주의적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집, 참으로 뜨거운 감자다.

<이영묵 /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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