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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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치료 위해 질병 그 자체에 눈돌리는 한의학

2021-10-06 (수) 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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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윤 한방칼럼

우리는 병에 걸리면 ‘이 병에 왜 걸렸을까?’, ‘이 병은 어떻게 고쳐야 할까?’ 와 같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질병 그 자체에 너무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각각의 질병과 개별적인 증상 자체에 너무 매몰되면, 질병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큰 그림을 놓치게 되기 쉽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한의학적 사고방식은 특히 유용하다. 한의학은 기본적으로 어떤 특정한 ‘질병’이 일어나게 된 원인이나 그 질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불편함과 같은 ‘질병 자체에 대한 정보’들 보다는, 어떠한 질병에 걸려 있는 ‘사람’ 그 자체에 대한 진단과 치료의 초점이 맞추어 있는 학문 체계이기 때문이다.

감기의 주 원인은 바이러스일까?
벌써 몇 년째 세상을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19와 그 근본적인 메카니즘이 같은 ‘감기’의 예를 들어보자. 현대의학에서 ‘감기’라는 질병은 그 원인이 ‘특정한 바이러스’의 발생과 전염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 현대의학의 감기치료법은 지금 앓고 있는 감기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를 색출하기 위한 진단과, 그 색출된 바이러스에 가장 효과적인 항생제를 찾아 투여하는 이 두가지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면 한의학에서의 ‘감기’는 그 단어 자체가 ‘주변의 기운변화에 예민해져 있는 상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인간의 몸은 허약해질수록 주변환경 변화에 점점 더 민감해 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감기의 진짜 원인을 ‘바이러스’가 아닌 질병에 걸리기 쉬운 ‘특정한 몸 상태(약화된 면역력, 특히 폐나 신장 기능)’로 보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한의학의 감기 치료는 내 몸의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식단과도 같은 생활 습관)을 찾아내는 진단과, 그로 인해 약해진 부분(폐, 간, 신장)을 강화하는 치료 이 두가지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오십견은 어깨만의 문제일까?
이번에는 ‘오십견’이라 불리는 어깨통증데 대해 이야기해 보자.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 갑자기 어깨근육이 뻣뻣하게 굳어지면서 통증과 함께 움직임에 제한이 생길 때가 있다.
이 때 현대의학에서는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과 부위에 초점을 맞춰 어깨가 굳었다는 의미의 ‘동결견’, 혹은 관절에 염증이 생겨 움직임이 제한되었다는 의미의 ‘유착성 관절낭염’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그 후, 이 진단에 따라 굳어버린 어깨근육을 풀어주기 위한 물리치료나 염증을 제거하기 위한 스테로이드 주사를 치료의 수단으로 선택한다.

한의학의 본질은 몸 상태를 개선하는 것
반면, 한의학의 경우 동일한 증상의 질병에 대해 일반적으로 ‘오십견’이라는 진단명을 사용한다.
이는 이러한 증상들은 몸의 경락과 혈맥의 흐름에 이상이 생겨, 각종 사기(풍, 한, 습, 담)가 우리 몸에 침범하며 나타나는데, 오십대 쯤 우리 몸이 이러한 사기에 유난히 취약해진다는 점에서 착안한 병명이다(비슷한 표현으로 현대의학에서는 ‘테니스 엘보우’라고도 부르는 ‘사십주’라는 질병이 있다).
그래서 오십견에 대한 한의학적인 치료는 직접적은 어깨에 대한 치료가 아닌, 침범한 습담과 어혈을 제거하면서 몸 전체를 균형을 회복하고 체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문의 (703)942-8858

<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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