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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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한국학교를 향한 도전과 기회

2021-09-28 (화) 이기훈 / 재미한국학교 워싱턴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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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재미한국학교는 40년 역사상 가장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크게 세 방향에서 큰 파도가 다가오고 있는데 이 위기를 넘어서야 미래의 성공을 기약할 수 있고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전체적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첫번째 파도는 팬데믹으로 인해 회원 한국학교의 대면수업이 장기간 중단되고 있는 것이다.

한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남가주 지역에서 한국학교의 숫자가 코로나 이전보다 40퍼센트나 감소했고 학생 수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워싱턴 지역은 소수의 학교만 휴교 상태이지만 역시 학생 수는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두번째 파도는 90년대에 정점을 찍었던 한국으로부터의 이민, 유학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앞으로도 회복될 가능성이 거의 없을 전망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학교의 앙적인 성장은 쉽지 않고 많은 소규모 학교들이 학생모집에 실패하면서 폐교의 위험에 처해 있다.

세번째 파도는 이민 1세들이 고령으로 은퇴하면서 1.5세, 2세로 중요 역할 세대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팬데믹으로 취소되었던 재미한국학교의 연례 학술대회가 올해는 불가피하게 온라인으로 열렸는데 역사상 최초로 주강사의 강연이 영어로 진행되었다.
일부 참가 교사들에게는 충격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추세는 머지않은 미래에 벌어질 상황을 미리 보여준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세대가 주축이 되는 한국학교협의회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우선 이번 팬데믹을 계기로 어려움에 처한 재미한국학교협의회와 남가주의 미주한국학교총연합회가 통합하는 기회로 삼자는 것이다. 통합이 이루어지면 명실상부하게 미국 전지역을 아우르는 단체가 되어 본국과의 대화통로를 단일화하고 위기에 대처하는 역량이 강화될 것이다.
둘째로 지역협의회가 주선해서 학생 수가 많이 줄어든 몇 개의 지역한국학교를 하나로 통합해서 규모를 키우고 자립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과 교사의 수준향상을 지원하는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수업으로 변환한 이후 거리의 제한이 없어지면서 작은 학교의 학생들이 교육 프로그램이 잘 갖추어 있는 큰 규모의 한국학교로 옮겨가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작은 학교의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셋째로 이미 대부분의 한국학교에서 경험하는 것이지만 한인의 자녀나 혼혈이 아니지만 한류문화에 매혹되고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점차로 증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업이나 교재를 한국어를 모국어가 아니라 제2외국어로 접하는 학생을 위해 발전시키는 것이다. 또 영어가 더 편한 2세들을 보조교사와 그 후에 정교사로 키우기 위하여 행사를 2중언어로 진행하여 2세들을 한국학교협의회에 적극적으로 동참시키는 것이다.

재미한국학교의 미래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이들 2세들이 이끌어 나갈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 이민 1세와 1.5세가 2인 삼각경기에서처럼 발을 잘 맞추고 협조해서 2세들에게 성공적으로 전수할 수 있는 한국학교협의회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이기훈 / 재미한국학교 워싱턴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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