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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보다 더 큰 문제는?

2021-09-20 (월)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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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에 관한 뉴스를 보면 마음이 우울해져서 안 보려고 해도 자꾸 관심이 간다. 더구나 이제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니 말이다.

여태까지 대통령후보들은 선거공약을 내 놓았다. 김대중 후보는 햇볕정책이다, 비전 2030이다 했고, 이명박 후보는 7% 경제성장 4만 불 개인소득 세계 7위 경제 대국이란 소위 747 공약을 내밀었고, 박근혜 후보는 창조경제 하며 나섰다.

그 후보들의 공약이 몇 프로 달성됐는지 모르겠으나 그래도 국민들은 “그래 그리 한번 해보시오” 하면서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작금의 후보들, 특히 정권교체를 외치는 야당후보들은 정권 창출을 위한, 국민들에게 잠시라도 꿈을 줄 구호조차 하나도 없다. 참으로 답답하다.


그러한 생각을 가진 내가 얼마 전 진보적이라고 할까, 문재인 대통령에 호의적인 시각을 가진 나보다는 한 세대 젊은 사람을 만나 아무런 공약도 없이 무임승차(?) 한 문재인 대통령이 한 것이라고 국민들을 서로 적대하는 2개의 패거리로 만든 것이며 그는 정말 몹쓸 대통령이라고 성토를 했다.

그 분이 나에게 한 설명인즉 이랬다. 지금 여론 조사를 하면 50대의 사람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왜냐, 그들이 세상에 뛰어 들었을 때가 노무현 대통령 때이었고 그들은 그의 탈 권위체제의 맛을 보았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탈 권위, 권력독점 배제를 이루어 가는 중으로 보고 지지하고 있다.

이제 현실은 중앙정부도 지방분권으로 힘이 빠져있고, 군 특히 기무사 등도 옛날의 보안사가 아니다. 또 국정원도 경찰도 이제 더 이상 파워 그룹이 아니다. 언론도 유튜버들의 등장으로 생존이 급급하고 파괴력도 영향력도 이제는 별로다. 그리면서 마지막 개혁의 대상이 검찰인데 그것도 기소권 만을 인정을 해 그들의 힘을 뺄 것이며 이로써 국가의 틀이 권위의식이 없어지고 서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유하게 될 것이라고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귀를 기울이고 들을 만한 것은 물론 있다. 젊고 진보적인 사람들로서 그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파워 그룹의 힘을 뺀다는 것이 도를 넘어 그들이 또 하나의 파워 그룹이 되어 사회 질서를 파괴하고 있음을 그 분은 묵과하고 있는 듯하다.

계급이 대장인 분을 만인 앞에 수갑을 차게 만들고, 경영주의 폭거에 힘없는 노동자 보호한다며 만들어진 노조 특히 민노총은 노동자 보호가 아니라 나라를 말아먹는 권력집단으로 변했다고 생각된다. 나아가 사실 이 지구상에 국가의 돈을 뜯어먹고 기생하는 시민단체인지 진보라는 양의 탈을 쓴 파렴치한 단체가 넘쳐나는 나라는 한국 이외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 정권의 개혁은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많고 특히 검찰이 다소의 탈선이 있기는 했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사회 정의구현에 큰 역할을 해 왔다고 믿는다. 검찰 개혁? 그것에 앞서 나는 현 집권층에게 정말 자성하라고 충고를 넘어 경고하고 싶다. 현 정권은 소위 그들이 말하는 촛불 혁명의 덕으로 무임승차하듯 정권을 거머쥐었다. 그런데 그 촛불혁명이란 바로 정의사회 구현이고 그 핵심은 첫째도 양심이고 둘째도 양심이고 셋째도 양심이다. 그런데 그들은 정말 내로남불이라고 했던가? 그 뻔뻔함이 도를 넘었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이러한 글을 읽어 내려가는 문 대통령의 모습과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부정입학시켰다고 수갑을 채우고 형무소로 끌려가는 이화대학 교수들의 장면과 부산의대에 부정입학시킨 조민의 아버지 조국의 자동차를 열혈 지지자들이 왁스칠하는 장면이 오버랩 되면서 마음은 더욱 우울해 진다. 과연 집권층은 무슨 유산을 국민에게 남겨 줄 것인지.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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