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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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 유토피아

2021-08-23 (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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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서 가장 감격스런 순간은 폐회식이다. 모든 게임을 마친 선수들이 서로 어울려 함성을 올릴 때 정말 세계가 평화로운 하나의 세상 곧 유토피아(지상 천국)가 된 것 같아 감격의 최고봉에 이른다.

얼마 전까지 싸우던 원수도 없고 경쟁도 없고 자랑도 없다. 금메달 몇 개를 차지하였느냐 하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나의 인간. 하나의 마음, 사랑의 유토피아가 있을 뿐이다. 올림픽을 한자로는 오륜(五輪)경기대회라고 말하는데 세계 5대양 5대륙이 하나가 된 평화의 세계가 실현된 것이다.

성경은 유토피아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새끼 사자가 함께 풀을 뜯고, 암소와 곰이 서로 벗이 되며, 젖 뗀 아이가 살무사의 구멍에 손을 넣는다. 나의 거룩한 산에서 서로 해치거나 파괴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이사야서 11:6-9) 그것은 공존과 우애와 천적(失敵)이 사라지는 평화의 동산이다.


누구나 유토피아를 생각한다. 토마스 모아의 Utopia 를 위시하여 플라톤의 공화국(共和國), 어거스틴의 ‘하나님의 도시’ 등 문학가, 철학가, 신학자들이 자기 나름대로의 이상향을 그렸다.
그대는 이상향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가?

건강이 좋지 않은 자는 약도 병원도 없는 곳을 꿈꿀 것이다. 가난하고 직업이 시원치 않은 자는 먹을 것 걱정 없는 세상을 생각할 것이다. 골치 아픈 일이 쌓인 사람은 웃을 일만 있는 세상을 생각할지 모른다.

필자는 유토피아를 이렇게 꿈꾸어 보았다.
그곳은 언제나 청명한 날씨이다. 변덕장이도 없다. 군사 혁명도 독재자도 없다. 나를 흔드는 자가 없는 편히 살 수 있는 곳이다. 자랑하는 자는 없고 서로 칭찬하는 음성만이 들린다.

불평 불만은 없고 감사의 기도만이 들리는 곳이다. 그 곳의 음악은 3박자인데 첫 박자는 착한 생각, 둘째 박자는 선한 행동, 셋째 박자는 사랑의 실천이다. 도움을 청하는 자는 없고 도우려는 사람들만 있다.

그곳에는 전등이 필요 없다. 각자가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조미료가 필요 없다. 각자가 소금이 되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거울이 필요 없다. 치장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유토피아에는 슬픔의 눈물은 없고 기쁨의 웃음만이 있다. 싸움을 좋아하는 자는 한 명도 없고 평화롭게 살기를 원하는 자들만이 있다. 그런 곳이 바로 천국이 아닐까! 그렇다면 박애(博愛)와 협조의 지상 천국 건설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인류의 화합과 노력으로 가능하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역사를 비판적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인생은 전쟁터가 아니다. 싸움 싸우듯 살아서는 안된다. 상대를 제거해야 내가 잘 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 한 세기를 통하여 인류가 배운 것은 대립보다 공존이 낫고 싸움보다 평화가 낫다는 것이었다. 역사를 통하여 배운 진리대로 살아야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해돋이의 기적, 아기의 탄생, 포옹의 따뜻함과 축복 받은 식탁, 계절 따라 바뀌는 색깔의 조화와 아이들의 웃음소리, 과학자들의 놀라운 발견과 발명,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창작과 자유를 향한 저 우람찬 함성!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궁상맞고 청승 맞게 살지 말자. 질투하며 미워하고 경쟁하지 말자.

내가 협력하고 내가 사랑한다면 지구는 더욱 더 밝고 인류는 행복한 한 가족이 될 것이다. 아집을 버리고 가슴을 펴자. 상자 속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넓은 하늘을 향하여 독수리 같이 날개 쳐야 한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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