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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느끼며- 불부터 끄자

2021-08-13 (금)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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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 플러싱 메도우 코로나 팍에 뉴욕과학관(New York Hall of Science)이 있다. 과학관의 노스윙 입구로 들어서면 화성 땅처럼 만든 넓은 토양 위에 은빛 로봇이 움직이며 표면 탐사를 하고 있고 관람대 가리막 앞에 지구(Earth)와 화성(Mars) 모형이 있다.

마스크와 장갑을 낀 가이드가 구경 온 어린이들에게 표면을 만져보라고 한다. 역시 마스크를 착용한 관람객이 지구를 만져보면 뜨겁다. 바로 옆에 놓인 지구보다 작은 크기의 화성은 차갑다.

지구의 평균온도는 약 15도 C (약 59도 F), 이 지구가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다. 화성의 평균 온도는 약 -80도 C. 이렇게 낮은 온도는 화성의 대기가 희박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10일, 유엔산하 기후협의체(IPCC)는 내년 6차 발간을 앞두고 실무보고서를 공개 했다.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 한다면 지구 온도는 앞으로 20년 안에 산업화 이전보다 1.5도나 상승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때면 극한 폭염이 8배 이상 증가하고 집중호우나 가뭄 같은 기상이변도 최고 두 배나 잦아질 것이라고 한다.
올해만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해도 없는 것 같다. 고온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미국 캘리포니아를 비롯 그리스 아테네 북부, 터키 곳곳에서 산불이 났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3개월 이상 불타고 있는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산불은 사상 처음 북극까지 연기가 퍼져 환경문제에 심각한 우려를 주고 있다. 이러한 화재는 막대한 양의 온실 가스를 방출하고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하는 광대한 숲을 파괴하여 기후변화를 가속 한다.

이 와중에 인류는 우주여행을 실현하고자 한다. 화성 탐구에도 세계 각국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월18일 미항공우주국(NASA)의 화성로버인 퍼서비어런스가 화성 땅에 안착했다.

로버에 장착된 각종 카메라가 촬영을 시작하여 첫 100일의 사진 기록을 보내왔다. 화성은 지구의 절반 정도 크기에 자외선 과다노출과 골다공증 같은 문제가 있고 대기는 이산화탄소가 95%이다. 인류가 화성을 개척하기까지 수백 년이 걸릴 것이라 한다.

화성 이주 계획을 꿈꾸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는 2026년 완성을 목표로 화성탐사선을 개발 중이다.
인류의 도전,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우주전쟁에 스페이스 X, 버진그룹, 블루오리진이 3판전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지난 7월20일 제프 베조스가 세운 우주탐사기업 블루오리진이 우주여행을 했다. 11분간 우주여행을 즐기는 기회가 2,800만 달러. 좌석 경매 시작가는 480만달러부터, 159개국 7,600명이 입찰에 뛰어들었었다.


마지막에 익명의 낙찰자가 베조스와의 우주여행을 포기했고 조 다먼이 차순위로 우주여행을 낙찰받아 18세 대학생 아들을 대신 보냈다. 그 익명의 낙찰자가 생각하니 겨우 11분 정도 우주선에 앉아 있다가 나오는데 그 막대한 돈을 소비하다니, 엄청 아까웠을 것이다.

베조스는 우주여행 홍보영상에서 ‘ 지구에서 우주를 보는 일은 당신을 변화시킨다 ’고 했는데, 과연 우주여행을 다녀온 극소수의 사람들은 얼마나 자신을 변화시켰는지 궁금하다. 최근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이 2023년 1분기 우주관광 티켓 일반인 예매를 재개 했는데 최저가가 45만 달러라고 한다. 아마도 수백 명이 신청할 것이다.

그 많은 예비 우주여행자들이 소비할 돈을 모두 기후 재난 기금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일단 불부터 끄자. 온난화의 주범이 인간이다 보니 지구를 살리는 일도 인간이 해야 한다.

전 세계가 국토 관리 교육을 실시하여 화재 및 수해 예방을 하고 석탄을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자연 보호에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 폭풍, 가뭄, 해수면 상승 등으로 기후 위기 최전방 국가들에게 기후재난 자금도 보내져야 한다. 건강한 지구에서 살고 싶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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