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2021-08-11 (수)
연태흠 / 한일한의원 원장 기자
병원이나 한의원을 찾는 주된 이유는 아프기(痛) 때문이다. 아프지 않다면 병원에 오질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통증은 우리의 적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왜냐하면 통증이라는 것은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뇌에서 ‘조심하고 원인을 밝혀 제거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면 우리 몸 어느 부분이 썩어가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다가 결국 몸의 일부분을 잘라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병이라고도 알려진 한센병은 피부의 감각이 둔해져 몸의 일부분이 썩거나 문제가 생겨도 환자가 잘 못 느끼게 되는데 이처럼 통증이 없다면 우리 몸은 통제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뇌는 이것을 통제하는 중앙관제탑 같은 것으로 아픈 곳을 바로 찍어서 그곳을 알려주고 백혈구를 동원해서 자연치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힘에 부칠 경우 외부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치료가 가능하기도 하다.
한의학 용어로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몸의 기와 혈과 액체의 순환이 잘 통하면(通) 아프지 않는 것이고(不痛) 순환이 통하지 않으면(不通) 아프다(痛)는 뜻인 것이다.
그렇게 통증이 시작되면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데 원인이 불통(不通), 즉 통하지 않아서 생긴 병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에 의한 병인지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머리가 아픈 것도 몸 안 어딘가가 원활하지 않아서 아픈 것이고, 윗배가 아픈 것은 위장의 고유 기능인 음식을 내리는 기능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고, 아랫배가 아픈 것은 대장이 잘 통하지 않아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사회가 요즘 머리가 아픈 이유도 정부와 국민간의 소통의 부재라고 말을 많이 한다. 가정에서의 갈등도 서로간의 대화가 통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런 아픔을 통해 어디에선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원인을 제거하면 원활한 흐름에 의해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아프면 무조건 미봉책(彌縫策)으로 진통제만 찾을 것이 아니라 정확한 통증의 원인을 반드시 찾아야 할 것이다. 진통제로 끝내버릴 거 같으면 뇌에서 신호 같은 것은 보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진통제는 뇌가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지방정부의 봉쇄정책일 뿐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다. 아픈 것이 건강한 이유라는 것을 먼저 생각하고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문의 (703)642-6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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