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은 그 어느해 보다도 너무나 뜨거워서 오랜 시간을 밖에서 보내기에는 힘든 것 같다. 열대성 호우처럼 가끔 반짝 지나가는 소나기가 대지를 좀 식혀주는 듯 했으나 여전히 90도를 오르내리는 삼복 무더위 찜통이다.
지난 7월 초, 1년 반 만에 문학회 친구들과의 첫 대면모임이 있었다. 아무 예고 없이 찾아온 코로나로 집에 갇혀 1년 반을 꼬박 갇혀 지내는 생활에서 벗어나 글 쓰는 친구들을 처음으로 만났다. 손을 맞잡으며 서로 반가움을 표하고 그동안 지난 일들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는 옛 말을 다시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진리는 언제 어디서나, 어떤 때나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해 더욱 더 어려움 속에서 헤매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맑게 흐르는 계곡의 시냇물도 앞에 놓인 바위를 피해 흘러가듯 지금까지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보면 희·비극 교차의 연속인 듯싶다.
인생을 살다보면 환희의 기쁨으로 온 몸이 둥둥 떠오르는 것 같다가도 어려움이 어느 한 순간에 닥칠 때는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듯한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한다.
인생의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이제는 ‘가을날 국화꽃 앞에 서있는’ 듯한 지금의 나를 돌이켜보면 ‘먼 길을 오느라 수고했다’고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앞으로 얼마만큼 더 걸어가야 할지 모르지만 남은 생애를 더욱 값지게 보내며 못 다한 일들을 서둘러야 되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세월에 장사없다’는 말처럼 마음만 앞서지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어느 때는 억세게 비가 오며 돌풍이 휘몰아치는 듯 하지만 그것이 나무의 뿌리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는 것을 생각할 때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고생 없이 곱게만 자란 사람보다는 풍파를 많이 겪으면서 이겨낸 사람만이 인생을 살아갈 때 감사함을 더욱 느끼는 법이다.
순간순간 마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작은 행복도 더욱 감사할 줄 알게 되는 것 같다. 아침 일찍 일어나면 오늘 하루가 시작되었구나 라는 마음에 감사기도가 절로 나온다.
우리 나이에 하루, 한 시간이 참으로 귀한 시간인데 이 시간을 어떻게 귀하게 쓸지 후회없는 삶이 되기를 원한다. 나에게 가장 힘든 일은 매일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인데 이제는 더 기다릴 수없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약해져가는 나를 지킬 방법은 오직 운동이라 본다. 그리하여 운동도 시작하게 되었다.
오래 앉아있는 것이 몸에 가장 나쁜 것이라고 하니 앉아 있기 보다는 서서 걷는 것도 좋은 운동일 것이다.
요즘 매일같이 트레드밀(treadmill)에서의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나의 큰 도전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노력하고 기다려야 모든 것이 시간이 흐르면 해결된다는 말이 진리인 것을 실감하게 된다. 코로나 팬데믹의 긴 터널 속에서도 인내하며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겸손함과 감사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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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자 / 포토맥 문학회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