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새 영화 ‘대마초 마마’(Mama Weed) ★★★½ (5개 만점)
▶ 범죄 얘기를 우습고 인간성있게 다뤄, 여성해방에 관한 드라마적 요소 가미
페이션스가 졸개 마약 밀매자들과 함께 식품점에서 장을 보고 보고 있다.
파리 경찰서 마약반의 아랍어 통역사인 중년의 미망인이 따분한 일상과 시달리는 돈 걱정을 해결하기 위해 돌연 마약 밀매자로 변신하는 코미디 끼가 다분한 프랑스 범죄 스릴러로 필자가 전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배우인 이자벨 위페르가 기차게 재미있고 의기양양하고 다양한 연기를 한다.
다소 장난 끼가 있는 영화로 믿을 수 없는 부분이 더러 있긴 하지만 폭력이 있는 범죄 얘기를 우습고 또 인간성 가득히 다루고 있어 친근감이 가는데 특히 이 영화는 여성해방에 관한 드라마적 요소를 십분 갖추고 있다.
매우 독립적이요 근면한 페이션스(위페르)는 파리 경찰서 마약반의 아랍어 통역사로 마약 밀매자들의 전화 통화를 번역, 마약반 팀장 필립(이폴릿 지라도)에게 알려준다. 그런데 필립과 페이션스는 간간 잠자리를 같이 하는 사이. 페이션스의 어머니는 요양원에 있는데 요양원에 내야할 돈이 몇 달치가 밀려있는 지경.
페이션스가 어느 날 아랍인 마약 밀매 자들의 전화를 도청하다가 알아낸 것이 자기 어머니를 정성껏 돌보는 간병인의 아들이 1톤 반이나 되는 모로코산 하시시를 운반한다는 정보. 그래서 페이션스는 간병인에게 경찰이 아들을 추적 할 테니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마약을 감추어 놓으라고 경고하라고 조언한다.
이 때 문득 페이션스에게 떠오른 것이 그 마약을 자기가 차지해 아랍인 밀매자들에게 팔아 떼돈을 벌자는 터무니없으나 대담무쌍한 아이디어. 그런데 페이션스의 죽은 남편은 물론이요 페이션스도 범죄경력이 있는 사람들.
우선 페이션스는 마약이 감춰진 곳을 찾기 위해 쉘터에 있는 은퇴한 마약 냄새를 맡는 경찰견 DNA를 데리고 마약을 찾아내 트럭으로 자기 집으로 운반, 자기 아파트 창고에 보관 한다. 이를 수상히 여기는 여자가 중국계 아파트 매니저 마담 포(제이드 나자 구엔이 호연 한다).
이어 페이션스는 아랍여인처럼 머리에 스카프를 쓰고 긴 옷을 입고 커다란 선글래스를 쓴 뒤 서푼짜리 두 명의 마약 밀매 자들인 스카치와 코코 펍과 손을 잡고 본격적으로 마약 판매 작업에 들어간다. 이런 페이션스가 수상하다고 낌새를 차린 사람이 필립. 마약 장사가 잘 돼 페이션스는 떼돈을 벌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많은 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것. 이런 페이션스에게 구원자로 나타난 사람이 아파트 매니저로 알고 보니 이 여자는 졸개들을 데리고 돈세탁을 하는 범죄단의 두목이다.
본격적인 범죄영화가 되기에는 다소 엉성하고 끝이 누이 좋고 매부도 좋고 하는 식이지만 재미는 크다. 법적 응징을 무시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서 탈출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손에 잡으려고 과감한 변신을 하는 아무 것도 잃을 것이 없는 중년여인의 해방기로 위페르가 변화무쌍한 연기를 보여준다. 장-폴 살로메 감독.
<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