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제자도의 회복
2021-06-24 (목)
장재웅 / 워싱턴 하늘비전교회 목사, MD
2013년 암투병 끝에 77세의 일기로 고인이 된 금세기 기독교 복음주의 지성 가운데 한 명인 달라스 윌라드(Dallas Willard)박사는 ‘잊혀진 제자도(The Great Omission)’라는 책에서 오늘날 기독교 신앙과 삶의 괴리감이 커져가고 기독교 신자들의 영향력이 점차 감소되어 가는 것은 예수의 가르침속에서 무엇인가 중요한 것이 누락되었음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근본적인 문제 중의 하나는 제자도의 개념을 상실해버린 것이라고 말한다. 즉 예수께서는 ‘모든 족속으로 제자삼아(마28:20)’ 지상 대명령(The Great Commission)을 주셨지만 제자가 되지 않고도 영원히 ‘그리스도인’일 수 있다는 가르침이 교회내에서 용인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달라스 윌라드는 그의 또 다른 저서인 ‘하나님의 모략(The Divine Conspiracy)’에서 오늘날 기독교가 성장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원인을 이렇게 지적했다.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이 죄사함을 얻기 위해서는 예수를 믿으면서도 새로운 인생을 위해서는 예수를 믿지 않고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예수를 믿으면서도 천국을 살기 위해서는 예수를 믿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사후를 위해서는 예수를 믿지만 오늘을 살기 위해서는 예수를 믿지 못하는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오늘날 그리스도인에게 최우선적으로 중요한 우선순위는 더 많은 사람, 돈, 건물, 프로그램, 교육이 아니라 그 분을 닮아가는 제자와 도제가 되어 인간 실존의 모든 구석구석에서 하나님 나라의 삶을 사는 법, 즉 예배와 성경읽기, 교제와 봉사, 고독과 침묵, 금식같은 영성개발을 통해서 그 분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중에서 고독과 침묵은 일상의 서두름에서 벗어나 하나님 나라의 풍성함을 깊이 체험하는 길임을 강조한다. 아울러 그는 말로만 그리스도인이라고 자처하며 실제로 그 분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뱀파이어 크리스천’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윌라드 박사가 세상을 떠나면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이 선하시다는 사실을 믿고 자신이 속한 도시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어 그 행복의 이유를 사람들에게 말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잊혀진 제자도의 본질은 코로나이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칭의(믿음으로 의롭게 됨, Justification)만이 아닌 매일 예수를 닮아가는 성화(Sanctification) 즉 현재, 지금 이 순간에도 믿음과 사랑의 삶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살아가도록 끊임없이 요청하고 있는것이다.
<장재웅 / 워싱턴 하늘비전교회 목사,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