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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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여름

2021-06-24 (목) 이중길 / 중앙시니어센터 문예반,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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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을 품고 안은 산에는
푸른 하늘을 나는 새들이 있고
연못 속에는 나무 그림자 거꾸로 자라고 있네
새들은 물속 깊이 하늘을 껴안아
나무 위에 둥지를 짓고
헤엄치는 여름을 만들고 싶었지

깊은 연못을 바라볼 때
물 속에서 헤엄치는 해의 모습에 놀라
구름 속으로 새들은 숨어 버렸네
더위를 쥐어짜는 매미 소리에 묻혀
새들의 놀란 울음이 사라질 무렵
어머니는 마지막 거친 숨을 거두었고
연못 물위에 하얀 꽃으로 피었지

내 눈물을 쓸어 모아 맺힌 이슬
꽃에 매달려 방울져 떨어질 때
이리저리 떠돌던 슬픔도 꽃이 되었네


깊은 연못에 담긴 하늘에 떠 있는 꽃
눈이 부시어 깊은 물속을 헤매는 해

이별은 아침에 하얀 꽃으로 다가와
서쪽 물속으로 새들이 사라져갈 무렵
연못가 여름은 슬픔으로 물들고 있네

<이중길 / 중앙시니어센터 문예반,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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