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축포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길고 긴 팬데믹 여정이 끝났음을 기뻐하고 축하하는 함성이다.
캘리포니아 주와 뉴욕 주는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방역규제를 모두 풀고 경제를 전면 재개했다. 일리노이 주는 이미 지난 11일 경제를 전면 오픈했고, 버몬트와 메릴랜드 주도 정상화 대열에 합류하는 등 백신접종률이 70%를 넘긴 주들을 중심으로 미국이 빠른 속도로 정상을 되찾고 있다.
작년 3월 미국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캘리포니아 주가 자택대피령을 내린 지 꼭 15개월만이다. 그때 학교와 식당과 업소들이 문을 닫자 거리는 텅 비었고, 6주 만에 3,3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사재기 열풍 속에 마스크와 장갑을 낀 사람들이 매일 코스코와 마켓 앞에서 길게 줄을 섰던 장면을 기억한다. 여름에는 섣부른 경제 재개로 2차 확산이 일어났고, 연말연시에 또다시 극심한 3차 확산으로 암울한 시간을 보내야했다.
하지만 백신의 빠른 개발과 승인, 공격적인 보급 덕분에 미국은 이제 과거의 일상을 되찾고 있다. 거리에는 차량이 넘치고 식당들은 북적인다. 정부의 통 큰 경기부양책으로 많은 업소와 가정들이 재정위기를 넘겼고, 실업률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업소들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장밋빛 희망만을 노래할 수는 없다. 캘리포니아와 뉴욕이 전면개방을 선포한 바로 그날, 미국의 코비드-19 사망자는 60만명을 넘어섰다. 가주에서만 누적사망자가 6만3,000여명에 달한다. 이 숫자 뒤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의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있다. 또 팬데믹 동안 문을 닫고 재기하지 못한 업소들이 있고, 다시 일자리로 복귀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으며,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삶이 더 피폐해진 이웃들이 있다.
이제는 다 같이 애도하고, 기억하고, 치유할 때다. 이 모든 상실을 딛고 재건에 나서야 한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손을 내밀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을 보듬어주고, 위축됐던 커뮤니티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새로운 세상으로 전진해나가야겠다.
아울러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미국은 집단면역에 도달하지 못했고,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위협도 심상치 않다. 정상화 속에서도 기본적인 방역과 안전수칙을 지켜야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