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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봐라

2021-06-16 (수) 박보명 / 매나세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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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별 생각없이 많이 쓰는 단어 중에는 긍정문과 부정문이 있다. 간혹 부정을 통해서 강한 긍정을 강조하는 경우도 있지만 생각을 삐딱하게 가짐으로 행동도 나쁜 쪽으로만 가는 경우가 있다. 흔히 인생 선배들이 하는 말 가운데 ‘거봐라, 해봐라, 가봐라’라는 단어가 있다.
그 내용은 ‘경험을 체험하고 자신의 지식으로 삼아라’는 식의 교훈이 아닐까 한다. 머리로만 아는 것은 실은 겉만 아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명언은 달달 외우면서 때로는 적절한 표현을 하지 못하며 가슴을 치는 행동을 하는 걸 본다.

근간 일간지에 일본의 한 회사가 장애자를 고용하여 기업 1위로 성장한 사례를 소개한 일이 있다. 일본의 일본리화약 종업원 85명 중 63명이 지적장애인이다. 회사 사훈이 ‘일 하는 기쁨은 누구에게나' 라고 하는데 채용 때 주어지는 약속이 있다. 첫째 혼자 힘으로 회사에 출근할 수 있을 것. 둘째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것. 셋째 인사를 잘하고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할 것, 넷째 열심히 일할것, 다섯째 주변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을 것이란다. 처음에 장애자 입사 거부를 보이니까 어떤 스님이 찾아와 사장에게 질문을 했단다.

“당신은 돈 많고, 물건을 많이 가지면 행복합니까? 아닙니다! 인간의 행복이란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것, 칭찬을 받는 것, 도움이 되는 것,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일을 통해 사랑 받는 것을 제외한 3가지가 축복입니다” 이렇게 설득을 해서 사장은 시험 삼아 3명에게 일을 시켜 보니 정상인 보다 더 열심히 행복하게 일 하는 모습을 보고 숫자를 더 늘어나게해서 63명이 되어 성장하는 기업 순위 1위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는 스스로 해 보지도 않고 변명하는 사람이나 가 보지도 않고 남의 이야기를 자기 것으로 떠드는 사람들이 있는데 거기서 거기가 아닌가.


백문이불여일견(百聞而不知一見) 이라는 말, 백번 듣는 것 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말도 있지만 백언이불여일행(百言而不知ㅡ行)이란 백마디 말보다 한가지 실행이란 말도 성립된다는 사실을 되새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실제로 힘써 체험한 확실한 것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수많은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가려서 듣고, 제대로 보고 할 안목이 생기려면 바른 수양이 필수라는 것을 명심할 일이다.

예전 어른들의 인격 수양이나 심성 단련이란 말은 고전이 아니라 어느 시대 사람이나 해당되는 일 아닐까. 너도 나도 누구도 좋은 사람과 사귀고 싶고, 좋은 인격이 되고 싶지만 자신의 인격을 성찰하는 것보다도 남을 판단하고 평가하는데 익숙하다 보니 수양이 덜 되고 분쟁과 다툼이 만발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무엇 때문에 여러분 가운데 싸움이나 분쟁이 일어납니까? 여러분 지체들 안에서 싸우고 있는 욕심에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까. (신약성경 야고보 4:1)”
나 때문이 아니라 너 때문이라는 이유로 서로 치고 받고 마음 상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내가 먼저 변하고, 반성하고, 감사하는 일과 진정으로 상대를 위하고 보다 향상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채근담에 이르기를 남을 대할 때는 봄 바람처럼 하고 자기에 대하여는 가을 서리처럼 하라(대인춘풍, 待人春風, 지기추상持己秋霜). 그런 마음 가짐이 바람직한 길, 행복의 길이 아닐까.

<박보명 / 매나세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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