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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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임진강

2021-05-24 (월) 지영자 / 일맥서숙문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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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마일 녹 슨 철조망
피로 엮은 휴전선
세월의 물레 속에 찾아온 봄
남북 산하 군락의 진달래
구천을 떠도는 슬픈 원혼들

오월의 흙 내음 아직 차가운데
포연의 전흔 잊은 채
수십 성상 무언으로 버티는
허리 잘린 녹 슨 철교
길손 잃은 지 반 백년 넘어
민족의 애환은 치매로 엮어 가고

초가의 저녁연기는
하얗게 평화로 되어오르고
임진각 종소리 애간장 저미는데
너는 잊었느냐 분단의 비애를
애달프다
무심히 굽이굽이 흐르는 네 가슴에
통일의 꿈을 싫은
작은 종이배 하나 띄운다

<지영자 / 일맥서숙문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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