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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전단 살포, 현명한 일인가

2021-05-24 (월) 정기용 전 한민신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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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삐라) 살포가 남북 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적지에 삐라 살포는 이미 한물간 낡은 교란, 선동행위이다. 지금은 컴퓨터 시대다. 북한에서도 250여 만대 이상의 셀폰을 일반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CD, 비디오 등이 대량으로 밀반입되어 북한 당국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이다.

남한문화의 유입으로 북한 인민들의 생활양식이나 언어 습성까지 바뀌었다고 소식통들이 전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 비디오를 보다가 적발되면 10년형에 처한다는 포고령을 내린 상태다. 이런 판국에 전단을 살포하며 기고만장하는 게 어울리기나 하는지 의아스럽다. 게다가 1달러짜리 5,000장을 50만장 전단에 뒤섞어 뿌렸다는 발표는 더한층 의도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남과 북은 이미 상호비방금지(방송, 유인물 포함)를 합의한 바 있다. 이 합의를 먼저 깬 것은 북한이다. 북한이 합의를 어기고 대남방송을 틀어놓다가 남한의 맞대응 방송에 확성기 성능이 열세를 보이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사실이 있다. 그리고 대남 전단 살포는 효용성과 제작비용 부담으로 중단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남북합의 내용 중 겨우 하나를 지켜오고 있는 것이 ‘상호비방 중단, 전단살포 금지’조항이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은 사사건건 우리를 트집 잡고 협박을 일삼고 있는 중인데 ‘대북전단 살포’야 말로 우는 아이 뺨 때리는 격이 아닌가.

북측은 “남조선은 말끝마다 평화공존을 제안해 오면서 한편으로는 우리 존엄(김정은)을 비난, 욕보이고 있다”라며 길길이 뛰고 있다. 북측의 발작적 협박에 겁내는 게 아니다. 양측 간 화해의 길을 모색하자 해놓고 전단 살포를 하는 것은 도발이요, 내부 교란 선동이라는 것이 북측의 불만임을 참작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북한에 반발 빌미를 제공하는 셈일 수도 있다. 대북 전단 살포를 주도하고 있는 ‘자유북한 운동연합’은 탈북 동포들이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분들의 북한에 대한 분노를 높게 평가하는데 인색할 의도는 없다. 그러나 반북 투쟁은 탈북단체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더군다나 대북관계에 있어서 초법적 행동까지 용인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전단 살포 고집은 전쟁 논리로 해석될 수도 있다.

<정기용 전 한민신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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