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3월 13일 내가 다니는 메릴랜드 공립학교에서 다음주부터 학교가 Closed 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그 날은 하루 종일 반에서 코로나를 예방하는 수업을 진행했고 부지불식간에 어린 학생들은 불안 반, 학교를 오지 않아도 된다는 들뜸 반으로 하루를 보냈다. 애초에 받은 이메일은 2주 후에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었기에 실상 심각한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이에 토요 한국학교도 코로나로 어떤 대책이 없는 가운데 진행을 할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우리 학교는 한 주를 쉬면서 학부모들과 교사들에게 학교 진행에 관한 의견을 묻고 결론은 이번 학년은 더 이상 수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는 처음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심각했고 전대미문의 결과로 연일 뉴스면을 장식했다. 한국학교의 대표 단체인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는 발 빠르게 온라인으로 수업을 할 수 있는 자료를 개발하고 이에 발맞추어 우리 지역의 워싱턴한국학교협의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게 한국어 교육을 온라인으로 하는 방법에 대하여 교사들을 교육시키고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한국어 교육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를 하였다.
다행히 지난 해 9월 학기는 거의 모든 학교가 온라인 수업이 가능하게 되었고 그렇게 1년을 지냈다.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하여 수많은 인명피해를 내고 재산을 잠식했으며 사람들의 생각을 피폐하게 하였다. 아직도 긴 여운을 남기면서 우리 주변에 있지만 한국학교에서의 긍정적인 변화를 한번 돌아보게 된다.
코로나로 우리 지역 한국학교의 등록상황은 50%로 줄었고 온라인 수업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식은 공교육이 아니므로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정도였고 교사들은 대면 수업을 할 때보다 더 많은 준비와 매일같이 학부모들과 상담하는 심정으로 수업을 하게 되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기 전에는 한국학교와 우리 차세대 간에 수업방법에 대한 보이지 않는 거리가 있어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인터넷/대중매체를 활용하여 수업지도안을 짜고 일방적인 교사의 수업이 아닌 학생들과 서로 소통하는 수업을 하길 권장하였으나 일선의 교사들은 많은 이유로 쉽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코로나가 이 현상을 바꾼 것이다. 이젠 어느 교사도 온라인을 활용한 수업을 할 수 없는 사람이 없다. 교장인 나는 참관 수업에 들어가 보면서 신박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교사들의 수업, 학생들의 반응을 보면서 감탄을 한다.
더하여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과학의 힘, 바이러스를 보면서 생명과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시간이었다.
이제 대면 수업으로 돌아가는 이 시점에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대두되었던 교실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었던 한국학교는 더 이상 없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미래를 위해 날아가는 우리의 다음세대들을 1970년대식 교육으로 한국과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것은 그들의 머리속에 한국은 고루하고 색이 바랜 기억으로 남을 수 있기에 더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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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성 / 통합한국학교 VA 캠퍼스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