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꽃의 생애
2021-05-19 (수)
박혜자 / 포토맥 문학회 실버스프링, MD
어쩌다 떨어뜨린 부추꽃씨 한 알
땅에 떨어져 흙속에 파묻혔다가 돋아나는 파아란 새싹
봄이 왔다고 거친 흙을 헤치며 고개 쏙 내미네
봄바람이 산들산들 불 때면
뾰족뾰족 자라나는 부추잎 사이로
향긋한 부추 냄새를 날려 보내네
뜨거운 여름날이 부추밭에 이를때면
더운 열기에 지친다고 모두 누워 버리네
그러다 시원한 소나기가 지나갈때면
언제인듯 서로 키를 재며 발돋움을 하네
어디선지 시원한 바람 불어올 때면
가을이 온다고 힘껏 자라는 부추잎 사이로
목을 내민 부추대 위에 하얀 안개꽃이 피네
찬바람 불어 올 때면
하얀 꽃속에 얹힌 까만 씨앗들
언젠가 다시 돌아올 봄날을 기다리며
있는 힘 다해 서로 쓸어 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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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자 / 포토맥 문학회 실버스프링,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