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노래
2021-05-14 (금)
윤경중 전 장로회신학대학 교수
“기쁘게 맞이하세. 활기찬 5월을! 그대는 즐거움과 젊음과 그리고 따스함을 북돋아주는구나. 우거진 수풀과 작은 숲은 그대의 옷자락이며 언덕과 골짜기는 그대의 축복이라네.”
실낙원을 쓴 영국 시인 존 밀턴이 노래한 5월의 시다. 밀턴이 노래한 것처럼 5월은 활기찬 달이다. 그래서 새들은 즐겁게 노래하고, 젊은이들은 사랑을 속삭이며, 예쁜 꽃들은 따스한 웃음을 선사한다. May란 이름이 ‘인생의 봄’ 또는 ‘젊음’이란 뜻이니 5월은 인생의 꽃인 젊은이들의 세상인 셈이다. 그래서 옛적 영국에선 젊은이들이 숲속에서 따온 ‘메이플라워’로 ‘메이폴’을 꾸미고 ‘메이퀸’으로 뽑힌 여인은 이 기둥을 돌면서 새들의 노래 소리에 맞춰 춤을 춘 것에서 비롯되어 오늘도 이 나라 저 나라에서 ‘5월의 여왕’을 뽑는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달 5월에 미국에서 태어난 두 시인이 있다. 1819년에 똑같이 태어난 줄리아 워드 하우(Julia Ward Howe)와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이다. 이 두 시인의 이야기는 나라의 사정이야 어떻든 저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재능있는 사람들에게 그 재능을 나라를 사랑하는 데 쓰면서 사는 것이 얼마나 보람있고 활기찬 삶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워드 하우는 이름난 ‘공화국 전송가’(Battle Hymn of the Republic)의 노랫말을 지은 여류시인이다. 5월27일 뉴욕의 이름난 가문에서 태어나 작가로 활동하던 그녀는 남북전쟁 때 워싱턴 DC에 있는 군 병원을 방문했는데 그 곳에서 부상 병사들을 보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불끈 솟아난 나머지 이 노랫말을 지었다고 한다. 그녀는 시인이면서도 사회개혁에 관심을 갖고 ‘뉴 잉글랜드 우먼즈 클럽’을 만들어 회장으로 일하며 사회개혁에 이바지하였으며, 특히 세계 평화에도 관심을 기울여 ‘우먼즈 인터내셔널 피스 어소시에이션’ 미국 지부 책임자로서 평화운동을 펴는데 앞장을 섰던 애국 시인이었다.
5월31일에 태어난 월트 휘트먼은 ‘잔디 위의 풀잎’(Leaves of Grass)이란 시를 써서 그 이름을 크게 떨쳤다. 그는 “미국이 존재하는 까닭은 온 인류에게 공통의 기쁨을 안겨주고 전 세계의 단결을 가져다주는 데 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조국을 사랑한 시인이었다.
휘트먼은 이 시를 비롯하여 12편의 시를 묶어서 시집을 펴냈는데, 이 시집의 서문에서 “미국이란 나라는 본질적으로 그 자체가 하나의 위대한 시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링컨 대통령을 몹시 존경한 나머지 “오, 캡틴! 마이 캡틴!”이란 유명한 시를 썼다. 그리고 “집 앞뜰에 라일락꽃이 피었을 때”란 시를 써서 링컨의 죽음을 애도했다.
5월은 활기차고 아름다운 달이다. 우리는 스스로 하는 일에서 보람을 찾을 뿐만 아니라 이웃과 나라를 사랑할 줄 아는 활기찬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것이 아름다운 삶이며 이 삶이 곧 하나의 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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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중 전 장로회신학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