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꽃 등나무
2021-05-10 (월)
이경주 / 일맥서숙 아난데일 VA
매화 목련이 지고
벚꽃 철쭉이 시들 쯤인 5월
현관 앞 페고라pergora 아래
옹이 자국이 선명한 벤치에 앉아
보랏빛 레이스 커튼으로 말아 올려
하늘을 가린
화려한 향기의 덩굴을 바라본다
어떻게 그렇게
힘들게 뒤틀어 짜며
남의 허리를 감아 올랐을까
연보랏빛 꽃 타래마다
꽃등으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환영이란 꽃말로
사색의 샌님을 손짓한다
5월의 꽃 등나무는
비틀어 짜고
감추고 은유로 드러내는
현대시처럼
속내를 알 수 없는
강인함으로 뒤트는
시원한 5월의 시 한 수
5월의 보랏빛 등꽃 바람에
움츠렸던
세밀한 영혼이 살아서 약동한다
<이경주 / 일맥서숙 아난데일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