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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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Having)

2021-04-21 (수) 김지나 / 엘리콧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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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해빙(Having)에 푹 빠졌다. 지금의 행동으로 봤을 때 아마도 하나의 신앙에 빠진다면, 그 누구보다도 신앙심이 깊은 신앙인으로 살며 누구보다도 앞장서 전도의 길로 들어설 기세다. 무섭도록 놀라운 속도로 해빙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다. 해빙(Having)이 무엇일까?
먼저 해빙은 HAVE에 ing를 붙여 현재 진행형으로 해빙의 뜻은 너무도 많아 한 가지로 요약할 수는 없지만, 가장 보편적인 have는 가지다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여기에 ing를 붙이면 계속하고 있는 지금, 현재로 해석하면 된다.

이렇게 가지고 있다, 혹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서 해빙을 철학적인 양자의 논리로 대비해 각자에게 내재 된 무의식을 끊임없이 지금 하고자 하는 일을 되뇌이면 그냥 원래 내 것인 양 모든 게 저절로 나의 것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돈이면 부자여서 마음이 편안한 것이 아니라 돈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안한 마음이 우리를 부자로 이끈다는 것이고 이것이 명예라면 명예로운 위치가 좋아서가 아니라 명예에 대한 편안한 마음이 우리를 명예로운 위치로 이끈다는 것이다.

남편과 연애 때 여행을 갔다. 부산 바닷가에서 아이 둘을 데리고 모래밭에서 놀고 있는 단란한 한 가족을 보았다. 그들은 바닷가를 뛰어놀다 흙이 묻은 발을 나란히 행복하게 씻으며 일류 호텔로 들어갔다.
그 순간의 포착이 우리 둘의 머리에 사진처럼 박혀버렸다. 그 그림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 사진이 되어버렸고 실제로 우리는 여행을 가면 가장 좋은 호텔을 가려고 노력하고 그 가족들처럼 행복을 바라는 그림과 꿈이 되었다. 어디를 가든 그곳의 호텔로 기억을 더듬으며 추억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 대단한 장면은 단순히 발을 닦고 웃으며 호텔로 들어가는 가족의 한 장면으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 그만큼의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이 나의 잠재의식으로 들어갔고 그 꿈을 향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야 하는 삶의 기준이 되어버린 것이다.


단란한 가족이 호텔로 들어가는 모습이 바로 현재 나의 가족 모습이라고 무의식 속에서 잠재의식으로 장착되어 버렸고 그 힘이 나의 삶을 이끌었다는 결론이다. 단,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며 사는 삶은 가혹하고, 오늘 행복한 삶을 살다 보면 더불어 내일이 행복해지는 삶이 중요하다.
먼 훗날 멋진 호텔을 가기 위해 절약만 하고 가족 모두의 희생을 강요해서 오늘, 지금이 불행하다면 미래의 행복도 장담할 수 없다. 막상 그때가 되면 건강이 허락되지 않을 수도 있고 가족 구성원이 함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오히려 호텔보다는 오늘의 행복을 위해 뒷마당에 텐트를 치고 별을 헤아리는 추억을 만드는 게 해빙하는 것이다. 결국, 오늘을 살지 않고 내일을 살면 잃게 되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사는 듯하다.
오늘 지금의 행복에 만족하고 없음보다는 있음에 집중해서 있음에 감사하면 더 풍요로운 삶이 허락된다. 그래서 해빙은 오늘 내가 가지고 있음을 감사히 여기고 오늘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이 연속되면 결국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정답을 알려 주는 것이다.

결국, 지금의 행복이 모이고 모여 큰 산을 이루어 결국 나의 꿈과 나의 목표가 이루어졌을 때 더 큰 기쁨으로 다가올 것이고 만약 이루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동안 행복하게 즐겼으므로 그 또한 뿌듯한 마음으로 그다음의 목표를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을 그냥 흘러가는 강물에 맡기고 행복을 느끼는 삶이 진정한 나의 ‘지금 있음’에 만족하는 삶이 될 것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지금 편안함 마음이 우리를 저절로 부자로 그리고 행복한 미래로 이끌 것이다.

<김지나 / 엘리콧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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