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균 칼럼- 버지니아 생활·형사·교통법 상식 5
최근에 범죄를 저질러 체포되어 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A 씨, 보석금을 내야만 풀려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A 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보석금(bond)은 피고인의 법원 출석을 강제하기 위한 일종의 “인질”과도 같다. 즉, 법원의 입장에서 A 씨가 재판 기간 동안 구치소에 수감되지 않더라도 추가 범죄를 저지르거나 도주를 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라고 볼 수 있다.
만약 A 씨가 보석금을 낸 상태에서 재판 날짜에 제대로 출석하지 않거나, 추가 범죄를 저질러 재구속된다면 해당 보석금은 국가에 귀속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A 씨가 해당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추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법원 출석을 제대로 한다면 사건 종결 시에 보석금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버지니아의 경우, 담보부(secured) 보석과 비 담보부 보석(unsecured)이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현금이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야 피고인이 풀려날 수 있는 보석이고, 후자의 경우 우선 가석방을 시킨 다음에 나중에 보석 조건을 어기면 일종의 벌금 형태로 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후자는 벌금 보석(penalty bond)라고 부르기도 한다. 범죄 기록이 없고, 사건이 가벼운 경우에는 출석 서약(personal recognizance)만으로도 보석 허가가 나오는데, 이 경우에는 PR보석이라고 한다.
A 씨의 경우에는 최초 구속 시 치안 판사가 담보부 보석을 책정했을 것이다. 이 경우 A 씨가 풀려날 수 있는 경우는 약 세 가지 방법이 있다. 한 가지는 치안 판사가 책정한 금액을 그대로 법원에 공탁하여 풀려나는 것이다. 본인뿐만 아니라 지인이나 가족 누구든 이를 대신 공탁할 수 있다.
두 번째는 Bail Bondman이라는 보석 보증인을 구하는 것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책정된 보석금의 10%를 수수료로 받고 피고인 및 가족들의 소유 자산에 대한 처분권을 조건으로, 보석금 전액을 피고인 대신 법원에 공탁해 준다. 물론 피고인이 도주하거나 보증 계약을 어기면 담보된 재산을 몰수하고, 도주한 피고인을 잡아오는 소위 “현상금 사냥꾼(treasure hunter)”의 역할을 하게 된다.
마지막 방법은 변호사를 고용해서 보석금 경감 신청을 하는 것이다. 숙련된 형사 변호사는 보석 심리를 통해 최초 구속 시 보석이 불허된 경우 보석을 허가하거나, 이미 책정된 보석금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 보석금을 낮추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김정균 / 변호사 (VA/DC/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