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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번에는 보험처리가 안되나요?

2021-04-14 (수) 신석윤 /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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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알리는 철쭉꽃과 매화꽃이 만발하는 시간이다. 이런 시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것이 바로 알러지이다.
끊이지 않는 기침과 콧물 그리고 코 막힘이 환자 분들은 괴롭힌다. 이런 괴로움으로 병원을 찾아서 처방전을 받아서 약국으로 오시는 환자 분들이 많아지면 봄이 절정에 이르렀다고 생각이 든다.
어느 환자 분이 이런 알러지 약을 처방 받아서 약국으로 오셔서 약을 가져 가실려고 기다리고 계셨는데 막상 그 분의 보험에 처방전을 넣어보니 보험 처리를 안 해준다는 대답이 나왔다. 그래서 기다리고 계시던 환자 분에게 아무 생각이 없이 처방 받으신 약이 보험 처리가 안 된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그 분께서 무척 의심스러운 눈초리와 말투로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대답을 하셨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지난달까지 다른 약국에서 똑 같은 약을 보험 가격으로 타 가셔서 복용을 하고 계시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시면서 아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처다 보시는 것이 느껴졌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시스템 중에 하나가 바로 미국의 보험 시스템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거라 생각이 든다. 그래서 혹시 내가 틀린 것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그 환자분 보험에 전화를 직접 걸어서 물어 보았더니 바로 이번 달에 그 약이 보험 적용에서 빠져 있다는 것이었다. 왜 하필 이번 달에 빠져서 난처한 상황을 환자분에게 자세하게 설명을 드렸는데 역시 한번 의심을 한 것에 대한 오해를 풀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미국의 보험 회사는 정기적으로 혹은 비정기적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최대화시키기 위해서 보험 처리가 되는 약의 종류를 정리해서 약 보험 리스트에서 빼거나 혹은 간혹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더하기도 한다. 이런 것을 영어로 Drug Formulary 라고 하는데 한국말로 번역을 하면 보험 적용 약 리스트라고 할수 있다.
이런 보험 적용 약 리스트들은 각각의 보험 회사 별로 다르고 또한 같은 회사라도 여러 가지 개인이 가입을 한 보험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부부끼리도 약의 적용이 다를 수가 있다.


그러면 이런 보험 적용 약 리스트들은 누가 정하고 언제 바뀌는가? 이런 질문을 가질 수 있는데 그것에 대한 대답은 바로 보험 회사 마음대로이다. 일반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보험적용 약 리스트가 보험회사에서 바뀌지만 이것을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이야기이다. 수시로 보험회사들의 수익성에 따라서 바뀌기 때문에 약국에서는 그때그때 알 수가 없고 처방전을 가지고 와서 보험회사 컴퓨터에서 확인을 하는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수시로 바뀌는 보험 적용 약 리스트 때문에 보험회사에서는 환자 분들에게 까지 새로이 바뀐 약 리스트들을 알려 주지도 않고 그럴 의무도 없다. 이미 보험을 가입을 할 때 깨알 같은 글씨로 보험회사들이 써 놓은 것을 사인을 했기 때문에 보험 회사는 환자에게 알려야 되는 책임이 없다.

그래서 약국에서 가끔 보험적용이 잘된 약이 하루아침에 보험적용이 안 되는 경우가 생겨난다.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들이 환자분들과의 관계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에 하나이다.
이럴 때는 약국에서 요청을 해서 의사 오피스와 연락을 취해 다른 보험이 적용이 되는 약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지만 시간이 걸리는 걸려서 급하게 필요한 약의 경우에는 더더욱 약국이 힘들어 진다. 하지만 약사에게 상의를 해서 되도록 빨리 의사 오피스와 연락을 취하는 것이 좋고 다른 방법도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문의 (703) 495-3139

<신석윤 /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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