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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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가게 호세

2021-04-13 (화) 전양수 / 공인회계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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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수요일엔
고등어 조림이 그립다
노르웨이 고등어 한 손 손질 맡기는 나에게
생선가게 호세는 언제나 활짝 웃으며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인다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마주 웃어준다
손가락 하나는 1번이라는 뜻이다
생선을 조림용으로 다듬는다는 생선가게 기호이다
언젠가 퇴근하는 호세와 그의 가게 앞에서 마주친 적이 있다
그에게서는 생선냄새 대신 봄꽃 냄새가 났다
향수를 뿌렸을 것이다
물어보지 않아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데이트 옷차림새
활짝 미소 짓는 그의 얼굴엔
복숭아 꽃 가득 앉아 있었다
꽃 향기 머금은 호세의 화알짝 미소
비 오는 수요일엔
생선가게 호세가 그립다.

<전양수 / 공인회계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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