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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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언-미얀마 국민에게 민주주의를

2021-04-08 (목) 임일청/뉴욕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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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1월4일,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버마는 1962년 3월 2일, Ne Win 장군에 의한 쿠데타 이후, 버마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왔으나, 1988년에 국명을 미얀마 연방으로 바꾸었다.

미얀마 군부는 2021년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을 비롯한 국회의원 17명을 구금하였고, 문민정부 내각에서 일하던 장관과 차관 24명의 직위를 박탈함과 동시에 쿠데타 군사정부에서 일할 11개 부처 장관을 새로 지명하였다.

시민들이 2021년 2월 1일 발생한 쿠데타에 반발하며 시위를 일으키자 군부는 군과 경찰을 동원하여 최루탄과 고무총탄 및 실탄을 사용한 무차별적인 강경 진압을 함으로써 2021년 3월 17일 현재, 자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들이 200명 넘게 고귀한 생명을 잃었고, 2,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군과 경찰에 의해 구금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매일같이 맨몸으로 군부독재에 항거하며 민주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지지를 요청했던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는 다음 날 군부로부터 나라를 배신하고 대사의 권한과 책임을 남용했다며 파면 조치를 당했다.

유엔에는 R2P ( Responsibility to protect ) 라는 보호 책임 원칙 - 개별 국가가 자국민을 집단 학살하거나 반인도 범죄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할 경우 유엔이 개입한다는 원칙 - 이 있어 미얀마 시민들은 R2P에 의거 유엔 안보리에서 평화유지군을 파병해주기를 원하고 있으나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이 조치가 실행에 옮겨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19일, 양곤에 위치한 한국 대사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제발 우리를 살려달라’고, ‘미얀마를 도와달라’고, ‘미얀마의 미래를 제발 도와달라’고 간절히 외치던 미얀마 여성의 음성을 들어보았는가? 왜 그들은 대한민국을 향해 구조의 손길을 내미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 대한민국 역시 힘들고 고통스러운 민주화 과정을 통하여 오늘에 이르렀기에, 자유 민주주의를 향한 미얀마 시민들의 간절한 소망이 어떠한 것인지 한국은 잘 알고, 또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나라이기에 미얀마 시민들은 대한민국을 향하여 도와달라고 간절히 외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대한민국을 제외하고는 그들의 처절한 현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나라도 없고,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한국을 향하여 그토록 간절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현재 대한민국은 미얀마 군부세력과의 접촉을 단절하고, 관계중단을 선언한 상태이며, 시민단체들과 언론기관에서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기회에 대한민국은 시위 진압용으로 쓰이는 최루탄의 미얀마 수출을 전면금지하는 한편,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 의혹을 받고있는 2013년에 체결한 포스코강판(POSCO)과 미얀마 경제 지주사와 ( MEHL )의 합작 투자사업에 마침표를 찍고, Posco International의 미얀마 가스전 개발과 호텔사업에서도 손을 떼어야만 할 것이다.

민주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화에 대한 시민들의 강렬한 열망과 함께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지와 연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미얀마 시민들은 시위에 참여하지 않으면 다시는 민주주의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귀중한 생명을 희생해가며 날마다 군부독재와 맞서고 있다.

우리가 직접 시위에 참여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민주화 열망을 품고 쿠데타 세력과 맞서고 있는 시민들을 돕거나 지지하지 않는다면 미얀마의 자유 민주주의 정착을 위하여 사악한 군부독재와 싸우며 자신들을 희생한 숭고한 시민들의 얼굴을 어떻게 마주할 수 있을 것인가? 미얀마 국민을 향한 아낌없는 성원을 기대해 본다.

<임일청/뉴욕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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