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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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양(量)이냐 질(質)이냐?

2021-04-07 (수) 문성길 의사 /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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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굵게 살 것인가, 아니면 길게 그럭저럭 가늘게 살 것인가? 마치 살기위해 먹느냐, 먹기 위해 사느냐와도 일맥상통하는 게 있지 않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상적이야 굵게 길게 사는 게 우리 모두의 바람이 아닐지?
자고 깨면, 나이가 나이라서 그런지 온통 보고 들리는 것들은 100세 시대라니 건강보조식품의 으뜸은 이것이라느니 하는 통에 영 갈리는 요즘이다.

그럼 굵게 사는 삶이란 과연 어떠한 삶을 의미하는 것일까? 부귀영화(富貴榮華)의 삶일까? 부귀영화를 설혹 누렸다한들 그 사람이 과연 행복했을까?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라는 말이 있지만 모범이 못되는 소위 가당치 않은 정승 아닌 정승들이 너무 많아 이런 말도 적절치 못한 것 같다.
나는 말을 좀 변형시켜 개미처럼 부지런하게 일해 무소유의 행복론을 논한 법정스님의 발꿈치 정도엔 닿도록 다함께 좀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삶이 굵은 삶이 아닐까 한다.

일부 비뚤어진 어린 학생들이 자신들보다 신체적, 경제적, 사회적 약자인 동료나 후배학생들을 도와주지는 못해도 가혹행위를 한다는 일부 보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통감하는 바다.
어찌 이런 지경까지 왔나? 좀더 비약하면 BLM(Black Lives Matter), AALM(Asian American Lives Matter),‘Stop Anti-Asian Hate Crime(아시아인 증오범죄 중지)’를 절규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 미국의 직전 전임 대통령이란 사람을 포함한 편협한 극보수주의자들의 그동안의 언행들이 일조를 했다고 여겨지며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태의 원천적 배경엔 뿌리 깊은 비인간적, 인종적 배타심과 몰지각한 일부 기득권, 기성세대의 비뚤어진 인생관이 있는 게 아닐까?
굵게 사는 삶이란 되도록 다 함께 행복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자신이 가진 역량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이 아닐까 한다. 이런 삶의 자세는 적극적 삶의 태도로써 칭송받아 마땅할 것이다.
그러면 길게,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은 뭘까? 그 옛날 진시황은 불로초를 구하러 삼지사방으로, 심지어는 제주도 남방 어느 섬에까지 아랫사람들을 보냈지만 모두 허사였다.

인간은 태어날 때 병약해 일찍 사망하는 사람들과 오래 장수할 수 있는 선천적 건강체질, 두 극단으로 나뉘지만 대부분 우리들을 평균수명을 살도록 태어난다.
사고사만 아니면 평균 수명은 보장되지만 의학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날로 연장됨에 덩달아 안간힘을 다해 갖은 방법(운동, 섭생 등)을 다 동원해 하루라도 더 살려 하는 것을 누가 탓할 수 있을까?
생명체의 청사진이라 할 수 있는 DNA(Deoxyribo nulcleic acid)의 2중 나선형(Double Helix) 구조의 발견으로 1962년 3명(Watson, Crick, Wilkins)의 과학자들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이래 과학, 특히 생명과학이라는 것이 눈부시게 발전되어 오늘날은 Telomere(말단소체 末端小體-End Cap)라는 물질이 항노화 작용(抗老化作用)에 관여한다는 이론에까지 이르게 됐다. Telomere의 길이가 노화에 따라 짧아진다는 이론이다. 즉 마모(摩耗)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2009년 엘리자베스 블랙번 등 3명의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으로 세상에 알려진 Telomere와 Telomerase는 우리들 인간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1970년대 초 러시아의 Alexei Olonrvikov의 “DNA 일부는 세포수명이 끝날 때까지 DNA 복제시 계속 소실된다”는 가설 하에 염색체가 어떻게 Telomere와 재활성 효소인 Telomerase에 의해 보호받느냐의 연구로 수상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현상(노화로 Telomere의 길이의 감소, 또는 Telomere 길이 감소로 인한 노화현상이건 간에)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다음 기회에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볼까 한다.

<문성길 의사 /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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