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마음
2021-04-06 (화)
이경주 / 일맥서숙 문우회 애난데일, VA
새봄에는 녹두빛 맑은 하늘이 있고
뽀송뽀송 여린 꽃순을 밀어 올리며
가지마다 연록 잎눈을 앞 다퉈 틔고
해설픈 새들의 아름다운 지저귐에
눈 덮인 도랑에 흐르는 물소리 정겹고
삼라만상이 회색에서
푸름으로 소생하는 몸부림에
포근한 꽃바람 불어
상쾌하고 행복하다.
봄은 고향이다.
그리움이 초목의 우듬지를 보듬고
복사꽃 살구꽃 핀 나무 아래
노란 햇병아리
엄마 품에 숨바꼭질 하는 생동감이 있고
진달래 꽃 꺾어서
사금파리에 소꿉놀이 하고
종달이 울어 나는 보리밭 둔덕에
필리리 필리리
떼 지어 풀피리 불던 유년의 난망
그때그때가 모두 꿈결 같고 달콤한
기쁨이 있고 추억의 고향이다.
어언간 여름가고 가을가고 또 겨울지나
청운의 홍안동이 백발에 망백(望百)을 하니
해마다 맞는 봄 웬지 예 같지 않고 서글프다.
몇 번을 더 맞아 볼 지
되돌아갈 수 없는 아름다운 계절들
꽃피고 새우는 내 고향의 봄
봄은 그리움이다.
<이경주 / 일맥서숙 문우회 애난데일,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