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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콜클래식] 한류 만세!!

2021-04-02 (금)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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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K-팝, K드라마 등의 인기가 상종가를 치면서 한류 열풍이 드세다. 특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까지 일으키며, 중국 등이 ‘K드라마’에 공을 들이는 모습은 더욱 한류 열풍을 실감케 하고 있다. 왜 중국,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은 한국의 문화 콘텐츠에 그처럼 선망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 여러 가설이 있지만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그만큼 우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류’는 이제 새삼스러운 말도 아니지만 90년도 후반부터 K-팝과 K드라마 등이 중국 청소년층에게 크게 인기를 끌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본격적으로 용어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97년 대만의 한 미디어가 한국 콘텐츠에 대해 ‘한파(寒波) 경계령’이라는 말을 한류(韓流)’로 바꿔 부른 것이 그 시작이었다고 한다.

7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의 문화 콘텐츠는 내세울 만한 것이 거의 없었다. 신파 위주의 충무로 영화들은 대중에게 외면받았고 극장街는 중국, 헐리웃, 프랑스 영화들이 대세였다. 대중가요는 그렇다치고 영화관이나 만화방 등에는 중국 영화, 무협지 등이 판을 치고 있었고, 개봉관에도 ‘007’이나 서부영화쯤 상영해야 관객들이 줄서기 하는 관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80년대에 들어서도 주윤발, 장국영 등이 출연한 중국의 조폭 영화들이 극장가에서 대세를 이뤘고, VCR 가게들은 이러한 영화들을 대여하면서 생계를 유지했다. 그마나 한국 영화로서 히트했던 ‘쉬리’가 만들어진 것이 1999년이었고, 드라마로서 한류 여파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대장금’이 제작된 해가 2003년이었으니 한류가 본격적으로 그 피크를 이루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년 남짓이었다. 한류의 성장과 그 지속 가능성은 현재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이 한국에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등 한동안 대세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 ‘한류’는 그 말이 생겨나기 이전에도 그 가능성을 입증받았었다. 70년도 말 베이지역 드영 박물관에서 ‘신라 천년전’이 열려 한국 예술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이 미국인들에게 각인된 바 있었고, ‘국립국악단‘ 등이 SF의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할 때마다 언론들의 극찬을 받곤 했다. 신라뿐 아니라 백제문화의 찬란한 아름다움은 한중일 동양 3국 중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아름다운 문화 형태로서 한국 예술인들의 자긍심을 자극해왔다. 한복 등 한국만의 아름다운 미는 이미 예전부터 ‘한류’의 가능성을 내포해 왔고 음악분야에서도 판소리 등은 동양 3국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예술 형태로서 서구의 극찬을 받아왔다. ‘한류’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또한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짧은 기간에 경제 성장을 이룬, 한민족 특유의 부지런함과 성실성 때문이었다. 외국 석학들이 말하기를 자신들만의 언어, 문자, 그리고 고유의 문화를 공유한 단일민족 한국이야말로 현재의 번영을 누릴 만한 자격이 충분한 민족이라고 평가한다. 과학적이며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발명품 한글의 나라 한국은 또한 최근 코로나 사태 등을 통해 보여준 단결력과 시민 정신으로 세계인들의 칭찬을 받고 있다.


조선업, 가전 제품의 1위국, 과거 ‘빨리 빨리, 바꿔 바꿔’의 나라로 그 성급함을 지적받기도 했던 한국은 요즘 오히려 그러한 속도있는 변화가 디지털 문화를 선도하며 최강 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인들은 또한 한국의 24시간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도시 풍경에 흥미와 큰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이처럼 화려하고 번화한 밤의 문화를 소유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말고는 또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의식 수준도 일본인들과 비교되며 점차 호평일색이다. 일본인은 겉은 친절하지만 속에는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 이중인격자라는 것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 그저 겉보기에 친절할 뿐 실익 앞에서는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는 것이 일본인이라는 것이다. 반면 한국인은 좋고 싫다는 의사 표현이 분명한 반면 사귈수록 정감이 우러나는 민족이라는 것이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서구화된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분명 우리의 정서는 조선시대와 현대사회 그 중간 지대와 맞닿아 있다. 역사와 문화가 없는 민족은 (아무리 경제가 부강해도) 뿌리없는 민족과 같다. 요즘의 한류는 단순히 경제성장과 인터넷 전파에 따른,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만은 아닐 것이다. 조선의 아름다움은 그 옛날의 아름다움이기도 하며 오늘날의 아름다움이기도 하다. 그 조선의 아름다움에 현대의 경제력이 가미된 것이 바로 오늘날의 한류일 것이다. 서구의 오페라와 판소리를 벽 하나 사이 공간을 두고 동시에 들을 수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햄버거와 소머리 국밥을 동시에 먹을 수 있는 한국은 그 얼마나 다양성 넘치는, 행복한 나라인가. 은은한 우리의 옛 것과 찬란한 현대 문명이 동시에 빛나는 곳… 오늘날의 번영의 순간이 있기까지 우리나라를 이끌어 오신 조상님들, 독립군 투사님, 전몰 장병님, 산업 전사님들… 모두 모두 땡큐, 그리고 한류 만세!!!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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