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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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덕트

2021-04-01 (목) 이홍래 / 유리 에어덕트 클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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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트 청소를 하러 다니다 보면 그 집 주인이 볼 수 없는 곳까지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하는 일이 덕트 안을 보거나 아니면 덕트 라인이 지나간 안 쪽을 보는 것이다. 공사를 하면 겉으로는 예쁘고 깨끗하게 보이지만 덕트 라인을 찾다가 발견하는 그 속은 겉에서 보는 것과 달리 회사마다 뒷마무리가 많이 다른걸 보게 된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뒷마무리를 깔끔하게 하는 회사가 있는 반면 안 보이는 곳은 엉망으로 해 놓고 보이는 곳만 잘 해놓는 회사도 있다.
한번은 차고에서 들어오면 바로 세탁실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가는 구조의 집에서 어느 날부터 겨울이 되면 세탁실에 물이 얼어서 한 번씩 난리를 치르게 됐는데 이유를 알 수 없다가 덕트 청소를 하면서 세탁실에 연결된 덕트에서 바람이 나오지 않는걸 알게 됐다.

결국 카메라를 넣어보니 덕트는 중간부터 없고 덕트가 지나가야 할 자리에 흙과 타일 쓰레기가 가득 차 있었다. 잘 생각해 보니 몇 년 전에 현관 입구에 타일 공사를 했는데 공사 과정에서 덕트 중간이 끊어져 사라지고 흙과 타일 쓰레기만 가득하게 된 것 같다. 때문에 세탁실로 가는 더운 바람이 더 이상 가지 못해 겨울마다 수도 파이프가 얼게 된 것이다.
처음에 집을 지을 때 세탁실에는 사람이 오래 머무르지 않지만 덕트가 연결되어 있는 이유는 수도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겨울에 동파를 예방하기 위해서인데 타일 공사하면서 덕트를 잘 처리하지 못하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제 와서 덕트를 다시 연결하려면 공사했던 타일을 다시 뜯어야 하기 때문에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종종 지나가는 덕트를 쉽게 옮기거나 없애거나 또는 막는 경우도 보는데 그 쪽으로 덕트가 가야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는 한 어떤 식으로든 연결을 잘 하고, 장소를 바꾸더라도 뒷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
한번 연결한 덕트는 자주 열어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영구적으로 단단히 연결해야 한다. 공사 과정에서 덕트가 나오는 구멍을 막았다고 하는데 겉에서만 입구를 막고 덕트 안에서는 구멍이 그대로 인 경우를 많이 본다. 우리가 덕트나 바람이 나오는 벤트를 쉽게 생각 할 수 있지만 집에서 가장 보이기 힘든 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걸 알았을 때는 수리한 곳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공사할 때 덕트 처리를 튼튼하게 하면 나중에 공사한 곳을 뜯어내야 하는 일은 없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사실 공사를 맡긴 집주인은 물어봐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막으면 막나보다 하지만 그 뒤에 덕트 처리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 하는 주인은 많이 없다. 그러니까 이런 문제는 공사를 하는 전문가 입장에서 알아서 처리해 주면 서로 좋을 것 같다.
문의 (240) 372-0995

<이홍래 / 유리 에어덕트 클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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