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신의학회가 뽑은 탁월한 의사인 M. 스캇 펙(M. Scott Peck)의 유명한 저서인 아직도 가야 할 길(The Road Less Traveled)에서 시작되는 첫 문구는 “삶은 어렵다” 이다.
하지만 그 후의 문구는 “우리가 진 정으로 삶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리하여 우리가 진정으로 이것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다면, 삶은 더 이상 어렵지 않게 된다’ 고 쓰여졌다.
이런 저런 이유로 미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한인들은 먼저 주요한 문화적 상실을 경험하였다.
일상적이고 익숙한 것들, 삶에 의미를 부여하던 언어, 음식, 친근한 얼굴들과의 관계 등 여러 상실을 겪기도 하고 요즘 같은 펜데믹에는 경제적 상실 뿐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을 잃기도 하였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말을 달리다가 가끔 멈춰서 뒤를 돌아봤다고 한다. 그 이유는 너무 빨리 달려서 자신들의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까봐 기다리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빨리 달려 온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는 우리가 멈추고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간을 위한 도움으로 준비한 프로그램 중 하나가 ‘예방적 개입’ 이다.
눈이 바깥 세상을 향해서일까. 우리는 바깥에 관심이 많다. 궁금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도 모두 밖에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잠시 마음의 눈으로 우리 내면을 들여다보자 .
바깥이라고 할 때 외부의 물리적 또는 사회적 환경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바로 우리 곁의 사람들도 바깥조건에 포함된다. 우리가 경험하는 많은 고통과 행복도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서 온다. 대인관계에서의 갈등은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고, 관계에서 만족한 사람은 전반적으로 삶의 행복도 높다. 대인관계에서도 우리는 상대만 변화시킴으로써 스트레스를 줄이고 웰빙(wellbeing)을 늘리려고 한다. 많은 경우 이러한 시도는 더 많은 갈등과 고통을 낳는다.
자기 자신도 모르면서 얼마나 남을 안다고 자기 마음대로 남을 변화시키려고 하는지. 상대에 대한 인식 자체가 나의 내면이 관여되어 만들어진 도식(schema)이기 때문에 나를 바로 이해할 때 상대를 바르게 이해하게 되고 관계의 문제도 풀리기 시작한다.
마음사회이론(Mind Society Theory)은 마음을 여러 ‘나’들로 이루어진 사회로 설명한다. . 달리 표현하면 나는 여러 ‘나’들 로 이루어져 있다. 내 마음은 사회와 같아 그 안에 많은 ‘나’들이 구성원으로 산다. 각각의 ‘나’들은 내 마음의 다양한 욕구-생각들을 반영한다.
마음을 사회로 보는 관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여러 나들을 잘 이해하고 조화롭게 조율해 가는 것이다. 내면 안에 어떤 나들이 살고 있는지, 또 각각 다양한 모습의 나들이 어떤 주장들을 하고 있는지 귀 기울이고 이들이 조화롭게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사회에서 구성원들 간의 소통, 즉 개인 간 소통(inter-personal communication) 중요한 것처럼 내 마음의 사회에서도 여러 나들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
워싱턴 가정상담소의 ‘예방개입 프로그램’은 스스로 소통의 어려움을 겪거나 사회에서 경험하는 여러 불편함으로 삶이 어렵다고 느낄 때 혹은 그러한 순간이 오기전에 삶을 계속 살아나가기 위해 미리 삶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수용하기 위한 적극적인 동기를 제공한다.
개인을 위한 웰빙(wellbeing)은 사회를 위한 웰두잉(welldoing)인 것이다. 개인에게 긍정적 감정을 유발하고 회복 탄력성과 정신 면역력을 높여주어 공동체가 무너지고 정글이 되어가는 현대 사회에 타인과 사회에 연결되어 삶의 질을 보다 건강하게 해주는 의미를 추구하는 것이다.
(703)761-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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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영희 / 카운슬러,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