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시 돌아온 프로야구

2021-04-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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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야구팬들이 손꼽아 기다려 온 메이저리그 2021년 정규시즌이 오늘부터 시작된다. 지난해 팬데믹으로 단축시즌을 치러야 했던 메이저리그가 일단 팀당 162경기씩 총 2,430경기를 모두 치르기로 하고 시즌에 돌입한데 대해 야구팬들은 안도와 기쁨을 나타내고 있다. 자칫 또 한 차례 시즌이 단축되지 않을까 우려해왔기 때문이다.

당초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선수노조에 팬데믹을 이유로 정규시즌 개막을 4월 말로 늦출 것과 경기 수를 154경기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경기 수를 줄여도 연봉은 100% 다 주겠다는 제안도 덧붙였다. 시즌 개막을 조금 늦추는 것이 코로나19 위험을 줄이고 백신 접종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료 전문가들 조언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선수노조는 이 제안을 단호히 거부했다. 결국 선수노조의 입장을 받아들여 162경기 시즌이 결정된 것이다.

팬데믹이 완전 종식되지 않은 가운데 시작된 올 시즌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과연 팀당 162경기가 별 문제없이 치러질 수 있을지가 우선적인 관심사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는 팀당 60경기씩으로 정규시즌을 치렀다, 1878년 이후 최소 경기수로 정상시즌의 37%에 불과했다.


월드시리즈까지 그런대로 치러졌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던 팀들로서는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각 팀들의 역량이 제대로 드러나려면 162경기가 온전히 치러져야 한다는 것이 많은 선수들과 감독들의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시즌은 완전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선수들이 과연 긴 시즌을 제대로 소화해낼 것인가이다. 특히 선발투수들의 이닝 소화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09년 메이저리그 시즌에서 200이닝 이상을 던진 선발투수는 모두 36명이었다.

이후 투수 운용의 트렌드와 철학이 달라지면서 2019년 시즌 2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는 15명으로 줄었다. 60경기 단축시즌이었던 지난해의 최다 투구는 85이닝이었다. 사실상 반 시즌 이상을 쉬었던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켜보는 것도 올 메이저리그의 관전 포인트다.

2021 정규시즌에 돌입한 선수들을 가장 설레게 하는 것은 관중들의 함성 속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일 것이다. 허용 관중 수는 팀이 소재한 주의 보건당국이 판단해 결정한다. 대부분의 팀은 구장 수용능력의 20%~30% 정도에 해당하는 관중을 받기 시작해 상황에 따라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관중 입장에 가장 적극적인 구단은 텍사스 레인저스다. 텍사스는 마스크 착용 등 팬데믹 방역 수칙을 가장 먼저 풀어버린 주로 우려를 낳고 있는 곳이다. 텍사스 팀답게 레인저스는 일단 개막전은 수용능력의 100%인 4만 관중을 받아들이고 이후 약간 줄인다는 방침이다.

올 시즌 한인 야구팬들이 가장 관심을 쏟는 선수는 당연히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1일 오전 뉴욕 양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시즌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상대 투수는 양키스의 에이스인 게릿 콜. 두 에이스의 맞대결은 시즌 개막 전부터 팬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경기는 ESPN에서 중계한다.

거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 메이저리그는 미국이 팬데믹으로부터 점차 벗어나 일상을 조금씩 되찾아 가고 있음을 상징해 준다. 이런 믿음이 무너지는 일 없이 올 시즌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려면 구단과 선수들, 그리고 팬들과 보건당국의 정확한 판단과 상호협조가 필수적이다. 아무쪼록 올 10월에는 구장을 꽉 메운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 속에 ‘가을 클래식’이 열릴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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