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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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 연구 동향을 통해 본 재미한인이민사

2021-03-31 (수) 주동완/코리안리서치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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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한인의 이민 역사는 갤릭호가 한인 노동자를 태우고 하와이에 도착한 1903년 1월 13일부터 시작한다. 그로부터 120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 거의 200만 가까운 한인들이 미주대륙 곳곳에 코리아타운을 건설해왔다. 그동안 한인들도 하나의 민족 집단으로 많은 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되어왔다.

퀸즈대의 재외한인사회연구소(소장 민병갑)에서는 2009년에 미국 내 재미한인들에 관한 연구논문 목록을 만든 바 있다. 499건의 학술논문이 수록되었었는데, 이 논문들을 통해 재미 한인사회에 관한 연구 동향과 학자들의 관심사를 조망해 볼 수 있다.

재미 한인사회에 대한 최초의 학술적인 논문은 1967년 마가렛 파크맨과 잭 소이어가 연구한 「하와이에서의 민족 간 결혼에 관한 연구」이다. 그 후 연구 자료가 집계된 2010년까지 44년간 총 499건의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는 연평균 11.3건의 학술논문이 발표된 것이다. 이러한 연구논문들을 10년 단위로 하여 살펴보면 1967년부터 1980년까지는 매년 평균 3건, 1980년대에는 7.2건의 연구논문이 발표되어 완만한 증가를 보였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매년 20건의 연구논문이 발표되면서 재미한인 연구가 본격화되었다. 그리고 1990년대 동안 이렇게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이다가 2000년대 들어서는 평균 18.5건의 연구발표가 되었지만 연도에 따라 심한 증감현상을 보였다.

재미한인 연구논문 건수의 변화를 재미한인 인구통계의 변화와 대비시켜 보면, 대략 12년의 간격을 두고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7년 미국으로의 한인 이민자수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재미한인에 대한 연구는 1999년에 최다의 연구논문이 발표되어 37건을 기록했다. 그 후 한인 이민자 수가 가파른 감소를 보이면서 1990년대 들어 증감이 심한 폭으로 변화한 것과 같이, 재미 한인사회 연구논문 발표수도 2000년대 들어서 심한 폭의 증감현상을 보였다.

기간별 연구논문 주제의 변화는 재미한인이민사의 단면을 보여준다. 먼저 499편의 연구논문들을 주제별로 보면 여성과 노인에 관한 연구가 115건으로 전체 연구논문의 23%를 차지했다.

여기에 자녀와 교육에 관한 연구논문 62건을 더하면 재미한인의 가족과 관련된 연구는 총 177건으로 전체 연구논문의 3분의 1 이상인 35.4%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연구는 재미한인들의 비즈니스와 관련된 연구로써, 총 연구논문의 20.2%에 해당하는 101건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여기에 재미한인들이 사회경제적으로 이룬 성과에 대한 연구논문 39건을 더하면 경제와 관련된 연구논문은 총 140건으로 전체 연구논문의 28%를 차지한다. 이렇게 가족과 비즈니스에 관련된 학자들의 높은 관심을 통해서 그동안의 재미한인 이민사는 ‘가족’과 ‘비즈니스’라는 두 개의 키워드(key word)로 점철된 역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1980년대 이전 재미한인에 관한 연구는 당시 한인들의 소기업 비즈니스들이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과 재미한인들의 이민 역사와 입양아 및 전쟁 신부에 관한 것이었다.

19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는 가족과 비즈니스 그리고 이민 정착 유형 또는 한국과 관련된 초국가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시기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는 가족과 비즈니스와 관련된 연구는 급격히 감소된 반면 자녀와 교육 그리고 심리 분야의 연구들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재미한인사회의 사회적 기본 단위가 커뮤니티와 같은 공동체적인 것에서 가족과 개인 등과 같은 개인적인 것에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재미한인 사회의 미국 주류사회로의 진출 또는 동화의 정도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재미한인 이민사 120년 만에 그리고 1965년 본격적인 한인 이민이 시작된 지 60년 만에 재미한인사회가 미국 사회에 접목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주동완/코리안리서치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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