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송산책] 방탄 소년단과 Grammy Awards
2021-03-26 (금)
정태문
세계의 아이돌 그룹인 방탄 소년단의 노래 다이너마이트가 그래미상의 후보로 올라섰다는 외신보도에 한국 국내 뿐만아니라 이곳 교포 사회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갑자기 나의 셀폰이 분주해졌다. 지인들로부터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 그들의 궁금증은 한결같다. “도대체 그래미상이 어떤 상이냐?” 정확히 말하자면 방탄 소년단이 이번 제63회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분야는 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분야이다. 이 분야에 후보로 오른 다른 4그룹은 모두 쟁쟁한 아티스트들이다.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만큼 실력과 재능을 겸직한 아이콘 Lady Gaga/Adriana Grande의 노래 Rain On Me. 10년 동안 십대들의 우상인 Justin Bieber와 Quavo의 Intentions. J Balvin, Dua Lipa, Bad Bunny &Tainy의 Un Dia(One Day). 10대 소녀들의 아이콘 Taylor Swift와 Bonl Iver의 Exile. 누가 상을 받아도 이의가 없을 정도로 모두가 실력을 겸비한 팀들이다.
3월 15일 일요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 앞에서 거행된 그래미상은 이 분야에서 Lady Gaga/Adriana Grande에게 수여되었다. 한국의 방탄소년단에게는 아쉬움이 남는다. 운이 따라주지 않아 필자도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하다. 올해는 어느 예년과는 달리 너무 버거운 상대를 맞이해 운 탓으로 돌리 수 밖에 없다.
그래미상은 1959년 5월4일 처음 시작되었다. 한 해를 통틀어 가장 우수한 아티스트를 심사하여 장르 별로 나눠 우선 후보를 발표한다. 그리고 최종 수상자는 2월 말 팝, 칸츄리 송, 포크송, 재즈, 클래식, 랩송 등 모든 분야 총 90여개의 카테고리에 5개의 후보 작품을 선정하여 최종 수상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미국에는 그래미상 외에도 가을에 열리는 American Music Awards와 여름에 열리는 Billboard Music Awards가 있다. 허지만 이 두 행사는 페스티벌같은 성격을 갖고 있어 규모와 역사 그리고 권위면에서는 그래미상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허나 어느덧 그래미상도 세월이 지나 원래의 취지와 달리 점점 상업적으로 흘러간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 점점 시정되고 있다.
이번 그래미상에 한가지 특별한 점은 한국계 비올라 연주자인 리처드 용재 오닐이 Best Classical Instrumental Solo 부문에서 강력한 경쟁자인 Austin Hadelich 가 세계 최고 명성을 자랑하는 Bayerishen Rundfunks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Bohemia Tales를 물리치고 수상한 것이 대단한 업적이라 하겠다. 그가 연주한 수상작은 Thefaridis의 Concert For Viola & Chamber Orchestra이며, 함께 협연한 오케스트라는 David Alan Miller가 지휘한 Albany Symphony이다.
그래미 상은 63년의 역사 속에서 가장 많은 부문에 상을 받은 아티스트는 헝가리 출신 지휘자 Sir George Solti가 31회로 이 분야 제 1인자를 차지했고, 미국 팝 여가수 Beyoncé가 28회로 2위, 영국 출신 록 그룹 U-2가 22회로 역대 3위를 지키고있다. 그 외에 Paul McCartney가 18회, Lady Gaga가 12회, Taylor Swift가 11회, Simon & Garfunkel과 The Beatles가 각각 7회를 수여 받았다. 1959년 부터 1970년까지는 NBC 텔레비전 방송사가 중계권을 가지고 있었고 1971년 부터 1972에는 ABC 텔레비전 방송사가 두 번의 중계권을 가졌으며 1973년 부터 지금까지는 CBS 방송사가 TV 중계권을 가지고있다.
영화계는 아카데미상이 있고 음악계는 그래미상이 존재한다고 할 정도로 권위와 위상이 있는 그래미상 후보에 아시안 최초로 등록되었다는 그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비록 최종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세계 최상급의 그룹들과 경합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팝 역사에 하나의 큰 획을 그었다. 이젠 시작에 불과하다. 언젠가는 K-Pop 이 그래미상을 수상했다는 쾌거가 반드시 올 것이다. 그 시작의 출발점을 방탄소년단이 테이프를 끊었다. 그리고 2020년 그래미상 시상식에서는 Lil Nas X 와 함께 Ol Town Road 를 무대에서 공연 했으나 그때는 찬조 출연 이었다. 올 해는 단독 무대로 그들의 후보작 다이너마이트를 선보였다. 멤버 7 명이 보여준 현란한 춤솜씨. 마치 군무를 연상시키는 몸동작. 공연 동안 젊은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안내 했었다. 그들은 유감스럽게도 코비드-19때문에 직접 행사장에는 참석이 못했고 대신 서울 특별시 영등포구에서 촬영한 녹화 테이프로 만족해야했다. 이는 CBS 방송사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방영되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인 그들의 행보를 내년에 다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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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문>